내가 취했던 액션, 그리고 취준 도전

이제는 주저 않고 가야하는 길

by Bumsoo Kim
#1. 블로그 이전을 결국 했다.






2019년 7월 7일 오늘, 나는 예전에 공지했던 대로 블로그 이사를 단행했다. 6년을 함께 했던 블로그를 살리려고 별 수를 다 써 봤다. 포기하지 않고 6개월을 더 운영했다. 하지만 신의 장난이랄까? 프리랜서 초창기 때, 나의 수익을 올려줬던 아이템은 이제, 네이버의 단속 대상이 됐다. 아마 작년에 있었던, 네이버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던 참사 때문일 것이다. 그 참사에서 자유로웠던 내 부계정 블로그는 참사 후, 구독자 1100명 대로 급상승했다. 이 상승은 내가 기존 블로그에서 3년 걸려서 된 수치와 맞먹었는데, 신규 부계정은 이를 11달 만에 해냈다.


이런 아웃풋이 존재했고, 작년 참사에도 거뜬했던 블로그. 사실 나는 작년에 한 번, 본계정을 버리고 부계정을 메인으로 채택하는 실험을 했다. 그때, 기존 구독자와 친구들로부터 거센 반대를 받았다. 망한 것과 상관 없으니 기존 블로그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부계정으로 완전 이전을 하지 못했다. 출판사 제의로 올해 초, 기존 블로그로 돌아가야 했었으니. 기존 블로그로 돌아와서 네이버 메인에 내 콘텐츠를 올리고, 귀인을 만났다. 하지만 프리랜서 때의 영향 탓일까. 패널티를 엄청 받았던 기존 블로그는 살아남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의 귀인이 애써 홍보해줬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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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내외적으로, 내 입지가 너무 불안해졌다. 친구들, 기존 구독자들이 괜찮다고, 충재는 무엇이 되도 상관 없다고 말해준 건 고마운 일이었지만, 나는 확실한 지위 하나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우주인 창업 실패, 파워블로거라는 권위 상실은 내 존재가치를 박살냈다. 구설수에 시달리게 했으며, 나를 사회에서 뒤쳐진 사람으로 만들었다. 내가 아이디어를 내면 무시 당하기 일쑤였다. 인큐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 패싱 당하는 처지가 됐다. 파워블로거라는 권위가 있을 땐 이런 일들을 겪지 않았는데.. 그 권위가 상실됨과 동시에 수치스러운 일들을 겪었다. 내 존재 가치를 무시 당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다시 재기해야 하고,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했다. 내 지위와 권위를 통해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고 어디 가서 내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부모님 은퇴 시대를 대비해야 했다. 지난 주,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했을 정도로 카운터에 몰렸다가 겨우 모면했다. 부모님은 은퇴를 하는 길에 나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우셨다. 이젠 내가 부모님을 책임져야 할 때이다. 그래서 나는 욕을 먹을 것, 지조가 없이 포기하는 아이라는 비난을 정면으로 감수하기로 했다. 부계정 브랜드를 기존 브랜드인 불곰과 통합시키며, 본계정에서 부계정으로 이전한 것이다.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욕할 사람은 있을 거다. 내 입장은 "그러라고 그래!"다. 그 사람들이 지난 1년간 코너에 몰렸던 내 심경을 알 것인가? 내 마음의 상처를 재단할 수 있을까? 내가 겪었던 1년의 굴욕과 수치심을 알 것인가? 그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것은 지난 1년의 고통보다는 상대하기 쉬울 것이다. 더 좋은 글과 콘텐츠를 발행하면 되는 것이니까.




#2. 일할 환경을 만들다 - 나의 플레이리스트 재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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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전을 확정 지음과 동시에, 나는 플레이리스트도 같이 손 봤다.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 들으며 공부했던 습관은, 직장인 때 노래를 들으며 잡생각을 제거하고 일하는 습관으로 바뀌었다. 조직 분위기가 지나치게 경직되었던 전 회사를 제외하고, 내가 다녔던 회사들이 로펌 치고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던 법조 회사, 자유로움의 끝이었던 광고 대행사와 교육 벤처기업이었다. 그래서 일하면서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일이 힘들었을 때, 음악은 내게 큰 위로들을 줬다. 힘을 줬다.


나는 이번에 면접을 보게 됐다. 서류를 합격한 곳은 광고대행사, 어플리케이션 개발사, 교육회사였고, 직종은 마케터 혹은 에디터였다. 이중 교육회사를 제외하고 나면, 조직 문화가 "일만 잘하면 개인이 음악을 듣던 뭘 하던 터치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곳들이었다. 내가 그런 곳에 가게 되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게 될 것이다. 동시에 블로그에는 기존 강세였던 책리뷰와 게임 리뷰를 올리고, 브런치에는 나만의 에세이를 올리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즉, 과거의 아픔이나 치욕이 무엇이건 간에, 그런 것 생각할 것 없이 일로써 자아실현을 하는 삶으로 가게 되었단 뜻.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상황별 플레이리스트"를 만든 거다. 콘텐츠를 만들 때, 기쁜 마음이 뿜뿜 묻어나야 하는 콘텐츠를 만들 때 들을 음악(기쁨이 리스트), 예술적인 감각을 글에 녹여야 할 때 들을 음악(예술이 리스트), 진짜 내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깨워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 때(히어로 / 마음이 / 슬픔이 리스트) 들으면서 작업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이렇게 작은 것 하나 하나부터, 나에게 맞는 작업 환경을 만들기 시작했다. 음악은 기본적인 것이라 먼저 했다.




#3. 기동성과 편의성을 위해, 갤럭시탭 A 10.1 2019 모델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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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할 환경을 만든 두 번째 일은 "아이패드를 팔고 갤럭시탭 A 10.1 2019모델을 구매한 것"이다. 내 취향은 아이패드에 가깝다. 뭔가 멋져 보이는 디자인, 전자책을 볼 때 종이책을 넘기는 듯한 느낌, 막강한 생산력 등을 아이패드에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회사와 서비스는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전 직장에서도 아이패드 썼다가 PC가 인식하지 못해 대표님께 효율적으로 보고를 드리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내 취향은 반영되었지만, 회사에서의 업무 라이프 스타일은 반영이 안 됐다.


그래서 이번에, 아이패드 미니를 팔고 갤럭시탭 A 10.1 2019 모델을 구매했다. 바로바로 파일을 옮길 수 있고, 웬만한 영상 파일 형식이 지원된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존 아이패드보다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에코백에 넣고 다니면, 브런치 등 내 콘텐츠를 발행할 때 써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동안 3.2kg 게이밍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불편함과 어깨 통증을 겪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그것에서 자유로워질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나는 내 업무 효율성 등을 위해 갤럭시탭 A 10.1 2019 모델을 샀다. 동시에, 안드로이드 체제에서 빠릿하게 쓸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도 샀고. 좋았어. 주말에는 브런치 작가로서, 이 친구와 함께 활동하면 좋겠구만.




#4. 기업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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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일 면접이 진행될 회사 관련 자료를 훑어봤다. 두 번째로 서류 합격한 회사가 여행 / 숙박 어플리케이션 회사였다. 그래서 관련 어플들을 다운 받고, 유저가 되어 이리저리 눌러보며 지냈다. 세상에. 내가 면접을 보러 가는 회사 어플이 이렇게 쓸모가 좋은 어플이었다니. 내 취미 중 하나가 호캉스다. 내가 호캉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호텔 욕조에 입욕제 풀어두고 목욕하며 닌텐도로 게임하거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침대에 누워 에어컨 바람 쐬며 쾌적하게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 조식 뷔페를 즐긴 다음, 마지막 반신욕 즐기는 그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주로 쓰는 호텔스컴바인은 앱 자체에서 호텔 객실 정보 확인(디테일하게), 예약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내가 내일 면접을 보러 갈 회사 어플은 달랐다. 어플 자체에서 호텔 예약이 가능했다. 호텔스컴바인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저렴했다. 그리고 호텔 주변 맛집이나 놀 곳도 안내해줬다. 아, 이 어플을 진작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인데 아쉽네. 쩝. 면접을 볼 회사가 만든 어플을 보고, 경쟁사들 것을 다운 받아서 유저가 되어 둘러봤다.


기업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확실히 사람들의 마인드에 소확행이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1인 호캉스 패키지, 호텔 주변 맛집 추천, 호텔 주변 여행코스 제안 등등... 거창한 패키지가 아니라 개인 고객이 작으면서 확실한 자기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이 설계됐다는 것은, 사람들이 거창한 휴식을 원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내 소소한 행복을 채워주는 휴식 / 여행"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이번 기업 공부를 통해 얻은 느낌이자, 배움이었다.




#end. 글을 마치며


오늘 나는 블로그 이전이라는 모험과 함께, 내 업무 환경을 재편했다. 기업 공부를 하며 지냈다. 새 터전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비난과 모험을 감수하겠단 뜻이다. 업무 환경을 재편한 것은, 앞으로 일이 많아질 내 환경 속에서 "그나마 그 시간이라도 오롯이 내 취향껏 일하고 싶다"는 내 마음을 인지한 것이다. 기업 공부를 하는 것은, 면접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나의 청사진을 그린 시간을 보낸 것이다. 모험과 도전, 그리고 내가 만든 환경은 날 얼마나 바꿀 것인가? 두렵기도 하지만, 기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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