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계절은 180도 바뀌어 하얀이는 이제 추위 대신 더위와 싸우고 있다. 곧 이사를 가기 때문에 나는 에어컨 대신 대리석을 사다 주고 하얀이에게 한없이 미안해하는 중이다. 창문형 에어컨이 하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지, 하얀이는 매일 대리석 위에 대자로 뻗어 배를 다 드러내고 누워 있다.
나는 미안한 만큼 하얀이에게 더 많은 궁디팡팡을 해주고 더 많은 간식과 장난감을 사준다. 아직 백수이기 때문에 시간도 많아서, 하얀이와 하루에도 몇 번씩 놀아준다. 잘 먹고 잘 자서 그런지 하얀이는 몸무게가 100g 늘어서 얼굴이 동그래졌다. 털찐 게 아니라 살찐 거라며 친구들은 놀려대지만 아랑곳 않고 나는 속으로 뿌듯해하고 있다.
나와 G는 여전히 매주 회의를 하고 있다. 일단 '고양이가 사는 세상' 사업자를 1인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출판사로 냈지만, 코로나 4단계 상황이 지속되는 8월까지 촬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 외에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이 정도 고난에 굴하지 않는다!) 일단은 이 글부터,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 글부터 온라인에 올릴 생각이다. 온라인으로 이야기가 쌓이면 우리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독립 출판을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바는 간단하다.
길냥이가 살기 좋은 세상이 결국 인간이 살기 좋은 세상이다.
비록 우리의 글을 많은 사람이 보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여기까지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우리와 비슷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이 이야기를 쓰는 우리의 작은 바람이다.
처음엔 모두가 아는 '하얀 애'가 보였다. 그다음엔 하얀이를 아는 '모두'가 보인다.
그 모두에게 하얀이와 나의 작은 이야기를 바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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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스토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모든 수익은 유기동물 후원에 기부될 예정입니다.
2. '고양이가 사는 세상'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이고, 브런치도 계속 연재됩니다.
3. 인연이 닿고 닿아 하얀이의 사연을 알고 계신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얀이에게는 딸과 손주가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