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낌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

by 일뤼미나시옹


무너지려는 한 여인의 생을

거대한 석물 같고 고목 같은

두 팔이 지탱하고 있다.


흐느끼는 얼굴을

뼈마다 마디가 드러난

움켜쥔 주먹으로 가리고 있는

여인


움켜쥐면 쥘수록 더 흔들리는

책상 위에 두 팔에 고인 흐느낌


흐느낌의 내용은

꽃 피울 잔가지가 모조리 잘려나간

나무가 겪어야 할 시절과

풍파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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