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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logic May 07. 2018

아직도 비트맵 폰트가 쓰일까?

과거에는 트루타입 못지않게 비트맵 폰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내가 만들어 납품한 곳만 하여도 

전자출판용 에디터 글꼴,

휴대폰의 액정용 글꼴, 

은행 현금지급기의 화면 및 출력용 글꼴, 

아래한글의 메뉴 글꼴, 

심지어는 영국 어느 대형 프린터 회사의 신문 배송 장비를 위한 대형 글꼴까지 수없이 다양한 곳에 비트맵 폰트를 공급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폰트 업체들이 글꼴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비트맵 폰트를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

과거 싸이월드에서 웹폰트를 상품으로 판매했을 때가 소비자 용 비트맵 폰트가 판매된 유일한 사례 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웹에서 사용되었던 비트맵 웹 폰트는 eot라고 하는 확장자를 가지는 비트맵 폰트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동작이 되었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그 운명을 다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역시 크롬과 엣지로 대체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 비트맵 폰트는 사용되지 않는 역사의 유물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비트맵 폰트는 살아 있다.


내가 일요일 아침마다 들리는 북한산 자락 아래의 구식 사우나 세신사 침대 옆 벽에는 커다란 전광판 사인보드가 있고, "예약 순 서비스", "요금은 직접 받습니다.", "자리를 비웠을 땐 벨을 눌러주세요"와 같은 문구가 비트맵 폰트로 표현되어 흐른다.

목욕탕 안이어서 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비트맵 폰트가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좋은 보기가 되었을 텐데...


그러나 여기가 다가 아니다.

여러분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보는 버스도착 알림 전광판의 상당수는 보시는 바와 같이 비트맵 폰트가 쓰인다.


또한 큰 도로의 표지판 중 상당수도 아직 비트맵 폰트가 사용되는 LED 전광판 보드가 사용된다.


물론 많은 버스 정류장 안내판이 LCD 패널로 변경되었지만, 버스 정류장 멀리서도 읽을 수 있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읽을 수 있는 크고 선명한 글꼴을 디스플레이 하기에는 LED 전광판보다 좋은 대안은 없어 보인다. 또한,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직도 식당 등의 안내 광고를 위한 전광판으로 이러한 보드가 판매되고 있었다. 

그 전광판에는 비트맵 글꼴이 지속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단, 전광판 글꼴에 새로운 예술혼을 불어넣을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 같고, 나는 더 이상 추가 비트맵 폰트를 개발할 일은 없어 보인다.


참고로......

아직 윈도우 시스템에도 많은 비트맵 폰트가 포함되어 있다. 

Fonts 폴더에 존재하는 fon 확장자를 가진 파일들은 모두 비트맵 폰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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