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나왔다.
우리 회사가 만든 글꼴인 "태-나무체"가 북한의 매체에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기사 전체는 이 링크에서 보실 수 있다.
또 다른 기사(링크)는 좀 다른 내용으로 이 내용을 다뤘다.
2018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쇄물에는 놀랍게도 아래 한글 2.5에서 번들(bundle)로 제공된 폰트 '태나무체'가 발견되기도 한다. 태나무체는 현재 한글 최신 버전에서도 사용 가능한 남한의 대중 서체 중 하나이다.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하여 서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 동시에 인쇄 발원지 판단에 혼란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남한의 글자체를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의심된다. [News1 7월 4일]
대한민국 내의 다른 글꼴 전문업체에서도 무단 복제하여 자신들이 만들었다고 판매하기도 하는 우리 글꼴 중 하나인 "태-나무체"인지라, 북쪽에서 우리 글꼴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저작권 침해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경로로 그들이 우리 글꼴을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남북한이 함께 사용하는 글꼴이 우리 회사의 글꼴이라는 것이 기분 나쁠 일은 아닌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단, 뒷 기사의 마지막 문장처럼 글자체를 우리 것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발원지 판단에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인쇄기술은 북의 그것에 월등한 우위를 보이고, 일반 명조 고딕을 가지고 인쇄물을 만들어도 될 일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신문에서는 북한이 최근 들어 우리 글꼴을 사용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좀 더 깊이 취재를 하였다면,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우리 글꼴과 흡사한 글꼴들을 가지고 인쇄물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을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아주 오래전 (내 기억으로는 2000년대 초반) 북한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글꼴 카탈로그에 아래와 같은 글꼴이 있다. (단순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한 이미지이다.)
두 말할 것 없이 태-나무체와 같은 디자인을 가진 글꼴이다.
태-나무체의 샘플 디자인과 비교해 보자.
나무체는 원래 4개 굵기로 만들어졌고, 초기에는 모든 굵기의 글꼴을 판매하였다.
그 당시에 이미 이렇게 북한 쪽에서 이를 사용을 하였다는 증거이다.
어릴 적부터 목이 터져라 불렀던 노래처럼, 우리의 소원은 현실에서도 꿈에서도 통일이다.
함께 사용하는 문화자산이 하나둘씩 많아져서, 이 소원이 앞당겨 지길 바랄 뿐이다.
저작권료는 통일된 나라에서 받아서 좋은 일에 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