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부동산 시장 분석 및 이슈 진단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 부동산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1)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독일은 영국과 가깝고 EU 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으며, 북쪽으로 덴마크와 북해, 발트해, 동쪽으로 폴란드와 체코, 남쪽으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서쪽으로 프랑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지리적으로도 중심 역할을 한다.
또한, 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4위로 경제적 규모 및 안정성을 지니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인 편이라, 유럽 내 영국 다음의 금융 강국에 위치한다.
특히 독일 내에서 프랑크푸르트는 세계적인 금융회사 및 기업들이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2~3년 동안 가장 활발하게 부동산 투자가 이루어진 곳이다.
독일의 상위 5개 도시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평균 공실률은 3.8% 수준으로 자연 공실률인 5%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있던 글로벌 기업들이 독일로 유입됨에 따라,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오피스 시장의 평균 공실률이 1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독일 오피스 시장은 보다 안정성이 높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독일 상위 5개 도시 중 가장 오피스가 많이 공급된 도시는 독일 남부에 위치한 뮌헨지역이며, 공실률 역시 2.7% 수준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베를린의 경우, 공실률이 1.4%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최근 공급 여파에 따라 평균 대비 높은 7.1%의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다.
평당 임대료는 EUR 91~149 수준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CBD(종로/을지로)의 평당 평균 임대료가 8만 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는 19만 원으로 2배이상 가격이 높다.
5개년 임대료 성장률은 공실률이 가장 높았던 뒤셀도르프 지역이 0.4% 성장에 그쳤으며, 베를린 지역이 가장 낮은 공실률에 이어, 5개년 임대료 성장률도 10.7%를 기록했다.
이렇게 독일 오피스의 안정적인 수급상황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독일의 건설 중인 오피스는 약 130만 평이며, 낮은 공실률로 오피스 수급이 안정적인 베를린과 뮌헨에 각각 43만 평과 44만 평 공급 대기 물량이 몰려 있다.
만약 현재 수준에서 새로운 임차인이 없다는 것을 가정하였을 때, 평균 공실률은 9.0% 대로 상승하며, 이는 다소 큰 규모의 오피스 공급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피스 임대 수요 수준에 따라, 장기적 성장 동력이 될지 가치 절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독일 상위 5개 도시 2019년 2분기 Prime급 오피스 임대수익률은 2.5%~3.3% 수준이며, 이는 10년간 최저 수준이며, 10년간 최고점 대비 2% 이상 내려온 상태이다.
부동산의 가격은 Value(가격) = NOI(순영업소득)/Yield(수익률)로 결정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지면 부동산 가격은 높아지게 된다. 즉, 최근 10년 동안, 독일의 부동산 가격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의 요구수익률은 무위험이자율+리스크 프리미엄+인플레율로 결정된다. 그러므로 무위험이자율인 국채나 은행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대한 요구수익률도 낮아진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고채는 2018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독일 내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요구 수익률도 3%대로 동반 하락하였다. 또한, 독일 부동산담보 대출 금리 역시, 2018년 5월 이후 2%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부동산 구입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고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면 이익이 창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올 8월부터 독일 국고채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이지만, 상승 반전을 이뤘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여파가 유럽 금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내려갈 만큼 내려간 부동산 요구수익률이 금리 인상에 따라 동반 상승하게 되면, 부동산 가격은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시점에 많은 투자를 진행한 한국 기관 투자자들은 Exit이 어려워져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현재 독일의 부동산 수익률은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봐도, 가장 낮은 수준이며, 부동산 가격이 비싼 것으로 유명한 홍콩이나 뉴욕, 싱가포르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현재 독일의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에 위치하여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물론,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부동산의 수익률이 낮더라도 통화스와프에 따른 환 프리미엄을 수취하면 수익률이 보강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상대 국가와 자국 간의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들면 프리미엄 역시 줄어들며, 그 격차가 더 좁아졌을 시에는 환헷지 코스트가 발생하게 된다.
대한민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 추세에 있으며, 이는 기존 유럽 간 금리 스프레드에 따른 환 프리미엄이 장기적으로는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것은 최악을 가정한 것이지만 환 프리미엄을 기대하며 투자했던 것이 미래에는 환 리스크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이지스자산운용이 프랑크푸르트의 핵심 업무지구인 금융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트리아논 빌딩을 공모로 자금을 조달하여 인수했다. 연면적은 약 2만 평 규모이며, 총 거래대금은 8,507억 원 총가능수익률은 3.9%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올해 초 메리츠금융그룹은 프랑크푸르트 내 다소 외곽지역인 시티웨스트 지역에 세인트 마틴타워를 인수했다. 외곽지역에 대한 리스크프리미엄이 반영되어 수익률은 4.4% 수준이다.
이와 별개로 현재 하나금융투자는 프랑크푸르트 내 공항과 연결된 더스퀘어 빌딩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며, 금액은 1.3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독일 내 프랑크푸르트 한 지역에만, 2조 3천억 이상의 국내 기관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다.
현재 독일 내 부동산 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다. 여기에 유동자금이 풍부한 국내 기관들이 투자에 나서며 국내 기관들끼리 인수 경쟁으로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의 인수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장기적으로 Exit 가능한 수준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