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부동산 시장 분석 및 유럽 부동산 투자 이슈 진단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 부동산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2)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2019년 상반기 국내 금융기관이 주목한 유럽 투자처는 프랑스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금융기관이 프랑스에 약 3조 1,268억 원이며, 이는 전체 유럽 투자 중 65%를 차지한다.
프랑스는 EU에 속한 국가 중 가장 영토(640,679 SQM)가 넓으며, 2018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은 세계에서 6번째이며, 유럽에서 3번째로,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다.
프랑스의 주요 도시는 수도 파리를 비롯하여 리옹, 마르세유, 툴루즈, 낭트 등이 있지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프랑스 파리다.
주요 도시별 임대료 현황을 보면, 파리의 중심지는 평당 EUR 234 수준이나, 리옹이나, 마르세유는 3분의 1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임대료의 수준은 수요와 공급을 단편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만큼 많은 수요가 있으니, 임대료가 하락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임대료는 최근 5개년간 상승 폭이 적었다. 이는 독일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의 임대료가 최근 5개년간 연평균 10.7%, 4.0%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파리 투자 검토를 할 때, 파리 CBD, 라데팡스, 웨스턴크레센트, Inner Suburb, Outer Suburb로 5개 지역으로 나눈다. 위의 지도를 보면, 센느강에 바로 붙어 있는 빨간색이 CBD 지역이고 검은 줄무늬가 라데팡스, 나머지는 파리를 둘러싸고 있다.
파리 주요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약 5.0%로 자연 공실률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지역별 편차가 있으며, CBD 지역은 2.2%로 가장 안정성이 높고, 웨스턴크레센터(파리 서부)는 9.5%로 다소 공실률이 높다.
물론, 국내 CBD의 공실률이 10% 초과하는 것을 고려하면, 파리는 전반적으로 수급 안정성이 있다. 공급 역시 파리 CBD 지역이 가장 많고, 웨스턴크레센트와 접해있는 라데팡스의 공급량이 가장 적다.
파리 내 공급 예정인 오피스를 살펴보면, 최근 거래가 활발한 라데팡스 지역이 약 39만 평으로 가장 많으며, 나머지 지역은 30만 평 미만 공급 예정에 있다.
파리의 경우, 역사적인 유적이 많아 당국의 인허가 난이도가 높아 국내보다는 인허가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건설 후에 추가적인 임차인이 없다고 가정하였을 시, 파리 전체 공실률은 7%로 크게 높아지지는 않지만, 많은 공급이 예상되는 라데팡스 지역은 약 15.1% 수준으로 임차인의 이전 수요가 크지 않으면, 부동산 거래 자체가 경색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파리의 CBD는 현재까지 투자 안정성을 지니지만, 그 외 지역은 투자의사 결정하기에 앞서 수급에 대한 사항, 임차인 확보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1~2년간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 투자에 적극적이라, 이제는 국내 금융기관끼리 인수 경쟁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국내 금융기관이 거래 가격을 올리고 리스크를 떠안는 모양새가 됐다. 물론, 현지에서 수익률이 낮아도 환 프리미엄에 따른 국내 수익률은 일정 수준 보전되므로, 금융기관의 투자의사 결정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거래 가격의 지속 상승으로 과거에는 매입가의 LTV 50%~60%까지 현지에서 Senior(선순위) 대출이 무리 없이 조달되었는데, 최근에는 조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인수하는 가격이 실제 현지에서 Valuation(가치평가) 하는 금액과 차이가 있어 매입가 대비 LTV 60%가 실질 가치 대비해서는 LTV 70~80% 수준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격의 괴리로 현지에서 LTV 50% 이상 조달이 어려워져 Mezzanine(후순위) 대출로 구분해서 조달해야 하는 일도 잦아졌다. Mezzanine 대출이 생기면, 금융 비용이 커지고 자연스럽게 수익률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유럽 부동산에 투자한 영역은 주로, 실물자산을 인수해서 운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IB 업계에서 자주 보이는 게 부동산 PF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 건이며, 간간히 검토되는 게 토지 담보대출이다.
위의 삽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실물자산에서 오른편으로 갈수록 수익률은 올라가지만, 리스크 역시 높아진다.
국내 실정으로 비춰보면, 한창 실물자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난 후 PF대출이 붐을 이뤘으며, 최근에는 브릿지대출이 시장에서 정말 많이 돌아다닌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물자산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개발사업에 자금이 유입되고, 그마저도 다 소진되면, 신용 대출에 가까운 초기 브릿지대출까지 영역이 확장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럽의 투자 역시, 실물 자산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 후 그에 대한 대체 투자 상품으로 PF대출과 브릿지대출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금융기관은 국내 PF나 브릿지대출에 대한 경험이 많고 금융 구조를 원금 손실에 대한 가능성이 크지 않게 설계한다.
또한, 개발사업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초기 사업 참여에 대해서도 참여 검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는 국내와 금융 구조가 다르고, 개발사업의 방식이 국가별, 지역별로도 다르기 때문에 막상 사업이 진행되면 다양한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에 노출된다.
그러므로, 국내 투자에 참여하듯 해외 투자에 참여했을 시 큰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유럽은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고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아직 낯설고 국내와 동일시하여 보기엔 시기상조이며 국내처럼 안정적인 금융 구조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투자의사 결정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