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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작가 Oct 22. 2024

자본주의지만,진짜 중요한 게 뭔지 깨닫게 해주는 책

그림책- 너도 갖고 싶니?

샘은 산책을 가다가 새 자전거를 탄 제레미를 만납니다. 새로 산 자전거라면서, "너도 갖고 싶지"라고 물어봅니다. 그리고는 내가 타는 걸 구경이나 하라며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집니다. 

공원에 갔더니 제레미가 새 축구공을 갖고 놀면서 자랑합니다. 새로 산 축구공이라면서 갖고 싶냐고 물어봅니다. 새 축구공을 갖고 둘은 함께 축구를 하지만 샘이 축구를 더 잘합니다. 어쩌다 제레미가 공을 차지하는가 싶더니 공원 관리사무소 유리창을 깨뜨립니다. 


이번엔 과자 가게 앞에서 막대 사탕이 가득 담긴 봉지를 갖고 "먹고 싶지" 라며 샘에게 자랑합니다.  결국 혼자 사탕을 다 먹어 치우고는 배탈이 납니다. 고릴라 옷을 입고 자랑하다가 개에게 쫓기고 해적놀이복장을 하고 샘에게 자랑하다가 숲에서 해적들을 만납니다. 숲에서 해적을 만나 물에 빠진 제레미를 샘이 구해주는 순간에도 제레미는 샘에게 자랑합니다. 아빠가 동물원에 데려가기로 했다며 가고 싶냐고 묻지만 샘은 듣고 있지 않습니다. 


제레미는 계속해서 가진 것들을 샘에게 자랑하지만 어떤 것도 나누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제레미의 자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샘은 함께 놀고 곤란한 상황에서 제레미를 구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은 제레미보다 샘이 더 행복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샘은 좋은 물건은 없지만 친구와 같이 노는 게 좋고, 친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도와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 같습니다. 그렇기에 제레미가 자랑해도 “아니, 천만에.”라고 대답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는 거겠죠.


그림책은 아이들의 모습,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른들 모습도 떠올리게 해 줍니다. 아이들처럼 직접적으로 “너도 갖고 싶지?”라고 물어보진 않지만 자신이 가진 돈과 힘을 자랑하는 어른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모임에서든 돈이 얼마나 많은지 자랑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꼭 나타납니다. 임대 아파트 사는 아이들이 고급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기도 하고, 전세 사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는 기사를 종종 접합니다. 어른들의 이런 가치관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해집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작은 장난감이나 인형에도 행복해했지만 조금 크면서는 비싼 휴대폰이나 비싼 옷을 가진 친구들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비싼 브랜드 옷의 소유에 따라 계급을 나누기도 한다는데요. 아이들이 원하는 비싼 브랜드 옷이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싸다는 뜻의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도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의 우리 세대보다는 결핍이 적은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줄 수 있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게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 주는 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돈이 없어서 못해준다기보다는 아이들이 소유하기에 비싼 가격이라 생각될 때는 사주지 않았습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많은 돈을 지불하고 산 물건도 시간이 지나면 그저 한 순간의 욕구만 채워질 뿐, 결국 그냥 물건일 뿐이니까요. 좋은 차, 좋은 물건을 소유하고 많은 물건을 가졌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더 가지려고 애쓰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직접 물건을 사러 가지 않아도 핸드폰만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고 빠르게 집에서 배송받을 수 있는 풍족한 세상에서 미니멀라이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과 일을 줄여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건데요.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서 생활이 단순해지고 마음이 정리되면서 오히려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입니다. 물건이 사라진 자리가 정갈하게 정리되면 그만큼의 여백이 생기고 마음까지 편안해집니다.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데요 모든 것이 그렇듯 실천이 쉽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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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아이도 소유욕과 물질적인 욕망에서 자유롭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돈이 최고다.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 대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더 여유 있는 사람도 있을 테고, 조금 부족한 사람도 있겠죠.  경제적으로 더 여유 있는 사람을 만나도 샘처럼 기죽지 않고, 조금 부족한 사람에게 손 내밀어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세상의 물질적인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의미 있는 경험, 성장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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