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브레이커 Jun 17. 2021

나쁜 집주인 착한 세입자 착한 집주인 나쁜 세입자

월세를 받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월세를 내는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


돈을 받는 사람은 나쁜 사람일까?

돈을 주는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


돈을 받는 사람이 되기 전에 나도 그런줄 알았다.


32살 나이에 집주인이 되고 나서 가장 크게 알게된 깨달음 1가지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힘든 이 가장 큰 힘듬이고 자신의 어려움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자신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 나쁜 사람 취급당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그럴 때가 많았다.


집주인이 되었어도 나의 수입은 근로소득+월세수익 합쳐 최종 목표치(월 1000만 원)에 훨씬 못 미친다.

매달 갚아야 되는 대출이자도 150만 원 정도 된다.

34살에 여전히 차가 없다.(차 끌 정도로 넉넉하지 못하다.)

객관적으로 따지자면 경제적으로 하위층에 위치한다.

단, 중산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건 확실하다.


다가구를 구입하고 마음은 부자가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가난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못했다.

(집안에 빚을 갚고 있다.)

그렇기에 나와 같은 비슷한 처지에 분들에게 최대한 배려하고 싶었다.


나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세입자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했다.

처음 1년 동안 월세를 제때제때 내시는 분들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최대한 편의를 봐주고 싶었다.


문제는 호의와 배려가 권리가 되는 순간이다.


부족하고 똑똑하지 못했던 어렸을 때 내가 무의적으로 배웠던 건

부자=나쁜 사람 ,가난한 사람=착한 사람 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집이 가난했기에 가난한 사람이 마음만은 착하다고 생각해야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니 정확히 집주인이 되고 나서 나의 무지한 생각은 완전하게 깨졌다.


오래된 우리 건물에 사시는 분들은 가난에 가까운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분들과 부딪쳐 살아가면서 생각을 바꿨다.

경제적인 기준이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착하면서 부자인 사람도 많고, 나쁘면서 가난한 사람도 많았다.


다가구 집주인은 예전에 드라마에서 보던 갑의 위치가 아니다.

(물론 동네마다 조금 다를 수 있다.)

엄연히 말해 임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서비스업이 으레 그렇듯 진상이 존재한다.


신기하게도 3년간의 경험 중 진상이었던 분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분들이었다.


계약상 나는 돈을 받아야 되는 위치이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자신의 개인 사정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들이 너무 많았다.

대출이자를 내기 전에 완납되지 않는 월세들에 머리가 아팠었다.(계산대로 움직이기 불편했다.)

내가 받아야 될 권리를 사정사정해서 받는 경우들이 비일 비재 했다....


물건을 주고 물건값을 사정해서 받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아마 우리가 익히 알던 나쁜 집주인들은 이런 상황에 너무 질려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군대 가는 거 알리지 않고 3달 월세를 밀리고 도망간 20대 

-보증금 없어 사정사정해서 입주했지만 입주 후 돌변한 40대

-아이 양육비 때문에 하루 먹고 살아간다고 분유값을 빌려서 갚지 않던 30대

-반려견 없이 못 산다고 받아 주었더니 유기하고 도망간 20대

-집주인이 나이가 어리다고 건물 관리에 사사건건 트집 잡는 40대

등등... 1~2년 사이에 초보 집주인에서 베테랑으로 만들어준 사람들이다.


물론, 지금은 1~2명 빼고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원칙들을 만들었다.

원칙을 세우기 위해 기준 1가지가 나의 삶을 바꿔 주었다.


'호의를 감사하게 여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지 말자'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베풀기 부족한 위치이다. 

하지만 베푸는 삶을 작은 문제들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올바르게 베푸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다가구 주인이 된 건 월세 수입이 아니라 인간의 성장이 되는 가장 좋은 선택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전 08화 인싸인 척살며 10년간 2억 모왔던방법(꿀팁 공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