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에 대한 고찰

계속 채식할 수 있을까?

by 시골쥐 아무개


요가원 식단은 100% 비건이다. 구체적으로는 계란은 섭취하는 오보 베지 식단인 것이다. 우리가 섭취할 수 있는 동물성 단백질은 계란이 다였고 그 탓에 아침마다 오믈렛 코너는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 외에 점심과 저녁은 두부, 견과류의 단백질 식단이 주로 나왔다. 처음에는 너무도 만족스러웠다. 한국은 아직 채식친화적이지도 않고 어떤 식단이던 100% 채식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리라, 실제로 맛도 있었기에 불만이 없었다.

너무도 행복했던 나날


하지만 개중에도 고기가 먹고 싶다고 투덜이는 친구들이 있긴 했다. 일주일도 되기 전에 외출을 감행해 고기를 찾아 사 먹기도 했다. 나는 그 모습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굳이 고기가 생각나진 않는데, 왜 그럴까? 하며 괜스레 고기에 대한 집착을 끊어봐라는 둥의 턱도 없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런데, 2주 차에 발리의 겨울을 얕본 탓에 코로나 이후로 가장 강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몸에 열이 나고 목이 심하게 아팠다. 아침에 일어날 힘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저녁에 나오는 생강차를 연거푸 들이키는 것이었다.


몸이 심하게 아프자 나도 모르게 고기가 들어간 쌀국수가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 나는 고기를 원하는지 따뜻한 국물을 원하는지 자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감기가 낫지 않자 내가 고기를 먹지 않아서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들자 자연스레 고기를 찾기 시작했다.



일부러 시내로 나가 고기 식단을 챙기고 친구와 굳이 베이컨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시켜 먹었다. 친구에게 말했던 고기에 대한 집착을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모습에 코웃음이 날 정도였다.


결국 요가원에 있는 동안 완전채식은 실패하고 말았다. 나는 친구와 다른 방식으로 고기에 집착하는 마음을 가졌던가보다.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집착. 오히려 그 마음이 스스로 부담으로 다가온 것 같다.


아직도 어떤 일을 하던 잘 해내야지 하는 마음이 되려 독이 되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인생 만사 갖고자 하는 건 멀리 할수록 잡히는 것이고 집착할수록 손에서 빠져나가는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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