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글자 에세이쓰기 5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폴 발레리의 문장은 나를 설레게 한다. 겨울 살을 에는 듯한 바람과 가을 억새꽃 살살 움직이게 만드는 바람. 여름 더위 속 실오라기처럼 가늘게 부는 바람. 삶에도 이런 바람이 분다. 바람은 피할 수 없다.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그러면 지혜를 얻게 되고 때로 병을 얻기도 하는 거다. 사람은 바람을 피해 가지 못하고 산다.
‘바람’은 무엇인가? 간절한 기도다. 이루지 못한, 어쩌면 끝내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를 목표다. 바람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다. 그곳에 당도해서야 그것이 바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절마다 부는 바람이 다르듯이 삶의 바람도 다르다. 물론 평생을 오직 한가지 바람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그렇지 않다. 좋은 곳에 취업하는 것이 간절했던 10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던 20대. 직장생활이 순탄하기를 바랐던 30대, 나를 발견하고 싶었던 40대, 뇌의 노화가 아쉬웠던 50대. 그 모든 세월의 바람을 건너 지금 이곳에 서있는 초로의 여인 하나.
바람이 가는 곳을 알지 못한다. 내 삶이 당도할 곳도 가늠할 수 없다. 다만 나의 계획대로 흘러가 주기를 간절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간절함 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곳이 목표다. 어떤 일이든 시작은 작은 일부터 하는 거다. 작은 바람이 큰 해일을 만드는 것처럼. 삶도 작은 것 하나를 시작함으로 큰 목표에 다다를 것이다. 시인이 되고 싶었고 시인이 되었다. 매일 시 한 편씩 천 편을 필사했다. 책 100권을 읽었더니 삶이 달라지더라는 어떤 이의 말을 듣고 도전했다. 처음에는 1달에 1권, 다음 해는 1달에 2권을 읽었다. 3년째 100권 목표 달성이다. 삶이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다시 1,000권을 읽는 것으로 목표 수정했다. 글쓰기의 근육을 위해 모닝 페이지를 시작했고 오늘 710번째 아침에 당도했다. 수필을 쓰고 싶어 매일 에세이 쓰기에 도전했다. 생각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생각을 계획하고 실행으로 도전해야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