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글자 에세이쓰기 10
“언니 며느리는 왜 그렇게 무뚝뚝해. 상냥하지도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이 교만해” 신혼 시절 시이모님들이 시어머니께 한 말을 전해 들었다. 어이없고 화났지만, 그들의 생각을 고쳐줄 이유는 없었다. “언니는 며느리를 참 잘 얻었다. 애가 한결같고 아주 진국이야” 교만한 사람에서 진국인 사람으로 바뀌는 데 30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그분들과는 교류가 거의 없었다. 편견의 시작과 끝은 모두 시어머니의 입을 통한 말의 전달에서 비롯되었다.
“과장님이 되게 무서운 줄 알았어요. 말 안 하고 가만히 계시면 화난 것 같아요.” 직장생활 20년 차쯤 되었을 때 타 부서 직원들의 말이었다. 웃고 지나갈 수 없었다. 불혹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삶의 흔적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생활이 너무 고단하고 힘들었던 때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나 꿈보다 현실에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내 표정을 바꿔야 했다. 나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바쁜 중에도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어 내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물했다. 세월도 흘러 아이들은 컸고 집은 안정되었고 산더미 같은 업무에서도 놓여났다. 사람들이 다시 말했다. “실장님 얼굴이 너무 편안해 보여요.”
나를 직접 대면해 보지 않고도 사람들은 내게 “교만하다”라는 편견을 씌웠다. 편견은 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볼 때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소문으로만 듣고도 편견은 생긴다. 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직접 나를 대면하고, 혹은 나를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편견을 깼다. 외모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심히 불편한 것이지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외모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 편견은 되도록 빨리 깨는 것이 좋다. 자칫 편협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편견도 있다. 그 편견들은 어떻게 깰 수 있을까? 일일이 겪어볼 수도 없고. 이럴 때 요긴한 것이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의 상황이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나의 경우 그랬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생각이 책을 통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