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를 올려놓고 관찰했다. 아직은 몽글해지지 않아 투박한 돌멩이다.
세상 풍파 더 만나기 전에 나를 만나 우리 집 화분 위에 얌전히 놓여있어서다. 작은 돌멩이 하나 만지작 거리다 삶의 순환에 대해 생각한다. 큰 바위 부서져 조약돌 되고 다시 모래가 되고 흙이 되겠지. 그러다 또다시 단단히 뭉쳐져 돌멩이가 되리라.
연로하신 부모님을 뵐 때, 기어이 한분이 세상을 등지는 것을 지켜볼 때, 다른 한분 마저 아무런 기척 없이 병원에 누워계시게 되었을 때, 돌멩이 하나에도 삶의 무게를 느낀다.
아주 오래전에 보길도 몽돌해변에 간 적이 있다. 아주 자잘한 검은 돌들이 물살에 휩쓸리며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바위와 떨어져도 외롭지 않은 이유는 조약돌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다.
가족이든 친구든 취미를 같이 하는 이들이든, 무언가를 공유할 때 우린 마음이 훈훈해진다. 그간 오랫동안 글쓰기를 게을리했다. 돌고 돌아 이제 다시 글도 쓰고 독서모임을 해 보려 한다. 독서모임의 이름을 정했다.
조약돌
삶의 무게는 나누고 허허로운 마음은 채워나갈 독서모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