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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방장 Dec 06. 2023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ep20. 추천 도서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의 첫 문장이다. 책을 읽는 내내 연애하는 기분이 들고 연애편지를 읽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편지를 잘 써주는 배우자가 생각났다.

시를 좋아하는 분, 연애편지를 쓰고 싶은 분께 이 도서를 추천한다. 예쁘고 달달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2022년 카페 오픈 3일 전 배우자가 쉬는 평일, 우리는 슬리퍼를 신은 채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혼인신고 절차가 너무 쉬워서 놀랐다. 그리고 다시 카페로 돌아와서 마지막 오픈 준비를 했다. 귓가에 종소리 같은 건 없었다. 함께 있으면 즐겁고, 힘든 일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 친구라 생각했기에 혼인신고를 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 8월에 배우자와 함께 <우리를 찾는 사진관>을 방문해서 질문을 받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배우자가 적은 글: 방장은 저의 일상이었으면 합니다. 로맨스 영화를 보면 나오는 화려한 파티, 행복만이 가득한 일상, 눈부신 배경의 이벤트들은 저는 비현실적이라 느낍니다. 그저 방장과 살아가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좋은 일이 있거나 나쁜 일이 생기거나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길 때 항상 제 옆에 있어 주면서 순간의 기억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저의 아내 방장이었으면 합니다. 

내가 적은 글: 선물로 다가와서 지금은 사랑입니다. 사랑을 느끼고 배웁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가끔 불편하기도 합니다.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아닌 품고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불편함이 다름인 것을 배웁니다. 어떻게 다름을 사랑하는지 조금씩 배우자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가장 가까운 나의 가족입니다. 


배우자는 첫 소개팅 만남에 빨간 한복 바지, 운동복 티셔츠를 입고 나온 나에게 호감을 느꼈다고 한다. 정말 독특한 취향이다. 나는 오디오 겹칠 때 가위바위보 하자는 배우자에게 호감을 느껴 연애를 시작했다. 연애 6개월 만에 우리는 동거했다. 동거 9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했고 지금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중이다. 그리고 내일(2023년 9월 24일) 우리는 결혼식을 올린다. 돌이켜보니 정말 많은 변화가 우리를 찾아왔다. 3번의 이사, 배우자의 이직, 나의 퇴사, 창업, 혼인신고까지... 함께 잘 풀어왔다는 기분이 든다. 

최근 가장 행복한 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함께 잔잔한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혼인신고를 한 지 1년이 되었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나는 여전히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끝으로 도서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속 예쁜 문장을 적어본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
한 남자가 한 여자의 손을 잡았다. 
한 젊은 우주가 또 한 젊은 
우주의 손을 잡은 것이다.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한 젊은 우주가 또 한 젊은 
우주의 어깨에 몸을 기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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