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어디에 세워둘까?

소심하면 어때?

by 꿈곰이야기


국민학교 3학년 어느 여름날이었다.

(국졸입니다^^)


자전거를 너무나 타고 싶고 갖고 싶었는데...

우리 집 형편으로는 자전거를 사기가 힘들었지만

아들이 타고 싶어 하니

얼마 후 부모님이 자전거를 사주셨다(조르지 않았음^^;;)


비싼 자전거를 선물 받은 나와 동생은

너무 신나서 매일매일 자전거를 타고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며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고

너무 신이 났던 날들이었다.



20210430%EF%BC%BF061226.jpg?type=w966 사진은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누비던 어느 날,

놀다가 학원을 지각하게 생겨서 학원에 자전거를 타고 갔다.

그 당시 내가 다니던 주산학원은

지금 학원들처럼 큰 건물이 아니고 2층으로 된 주택이었다.

학원에 자전거를 타고 마당 안에 넣어놔야 하는데

발동하지 않아도 되는 소심 기운이 발동이 됐다.



'자전거를 타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안에 있는 자전거는 뭐지? 밖에 자전거도 있는데?'


'이야기할까? 혼나겠지?'


'그냥 밖에다 세울까?'


소심한 나는 온갖 생각을 다 하면서 학원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오래 안 걸리니 그냥 밖에다 세워두자'라고 결정하고

자전거를 밖에다 세워두고 그냥 들어갔다.

잠금장치도 하지 않은 채...



학원 수업이 다 끝나고 신이 나서 나왔는데 이상하게 내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여기다 세워뒀는데..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설마...'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는 느낌이 났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학원 선생님한테 말했고

선생님은 '자전거를 잠금장치도 안 하고 밖에다 세우면 어떡해'라고 하시며

학원의 6학년 형들을 동네에 풀어 자전거를 찾게 했다.

그렇게 30분 정도 지나고 자전거를 찾아주던 6학년 형이 자전거 한 대를 끌고 왔다.

멀리서 봐도 내 자전거였다.


너무 기뻤지만 기쁨도 잠시.. 뭔가 이상했다.

그 형의 손에 의해 끌려오는 내 자전거가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내 눈앞에 와서 직접 보니 자전거의 중요 부품들이 전부 없어지고 폐급이 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 자전거 타이어와 쇠구슬 등돈이 되는 것들이 있어서

자전거를 훔쳐 돈 되는 부품만 팔고 자전거는 그냥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 자신이 한심해서.. 아니다..


나 자신이 소심해서.. 아니다..


엄마한테 혼날게 두려워서였다..



학원 선생님은 나를 안아주며 울지 말라하시고

부모님께 잘 이야기해 주신다고 했다.

그 말에 안심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



03cb5ec1%EF%BC%8D7b4b%EF%BC%8D4afe%EF%BC%8Da49a%EF%BC%8D500967d84ef7.jpeg?type=w966 사진은 그 당시 털이개가 아닌 모르시는 분을 위한 참고용입니다^^


선생님이 부모님께 이야기해서 덜 혼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들어오시자마자 털이개를 들더니 화장실까지 몰아붙이며 휘.....

그렇게 그날은 끝이 났다�

그 당시 엄마가 털이개로 마사지해 줬던 자리들이 갑자기 욱신거리는 하루^^;;



소심하면 어때?

소심한데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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