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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Oct 13. 2024

상실의 계절, 10월 중순

일상을 리뷰

“끝이 없을 것 같은

열대야의 밤은 추억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10월의 중간이 되었음을
인지하게 된다”

햇살에 비친 종이의 질감이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감상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보는 것이 질감이다.


가을은 상실의 시대


가을은 상실의 시대이다. 무더웠던 열기가 사라진 창문 밖을 보며 “잃어버린 시간을 주어담는 시기”가 가을이기 때문이다.

1만원짜리 붓펜(쿠레타게)으로 몇 년을 재미있게 놀고 있다. 가성비는 정말 극최강이라고 본다.


아마도 날씨 탓이 클 것이다. 무더웠던 여름에는 뇌의 과부하가 발생해 정성적 사고방식의 여유는 존재하기 힘들다. 그러나 가을의 날씨가 되면 (1) 뇌를 사용하기 좋은 온도가 되며 (2) 하이퍼쓰레딩의 효과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3) 여러가지 사고방식을 한 순간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오답노트


6개월 가량의 하드코어 질럿러쉬 같은 제안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문제가 있었다. 그렇기에 12번의 실패를 기반으로 오답에 대한 리포팅을 준비중이다. 가끔 느끼지만 기술(기획)문서를 쓸 때마다 희열감을 느끼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동료들에게는 어찌보면 “압박형” 구성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그래도 알게뭐야!)


상실의 것들


상실감은 언제나 끝자락에 찾아온다. 하루하루를 지겹게 느끼며 빨리 지나가기를 바랬건만 정작 원하는 시간에 다다르면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 한다. 이런 것이 인생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생은 매년 반복된다. 그려면서 느끼는 것은 언제나 한 가지이다. “멍청한 걱정으로 미래를 고민하지말고 오늘하루를 즐기고 아끼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바보같은 짓은 반복된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80년대 인사동 할배들에게 붓글씨를 재대로 배울 것이다. 쓸 때마다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아쉽다. 
마치 프로그래밍을 할 때 단순한 코드가 최적의 코드이듯 그림도 단순하게 그릴 줄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


가끔 공간과 시간이 엉켜있을 때가 있다. 이 장소에 누구랑 있었지? 고민하다보면 상당히 아스트랄한 상황까지 느끼게 된다.


시간의 허무함을 채우는 것들


가을은 허무의 계절이다. 나이가 들어 억울한 것과 동시에 가을이라는 특수사항이 겹치다보니 “무엇을 잃어버렸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집착이 시작되었다.


본능적으로 하게 되는 것


“결국은 개발”이다. 잘하고 싶어서? 또는 열정? 기억이 나지 않아서 모르겠다. 28년차인 지금의 입장에서는 “내 의지와 관계없이 몸이 원하는 것”이 개발이 되어버렸다.  최근 2년간 개발자적 사고방식을 제거하려고 무단히 노력을 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제거하면 안된다”였다. 비지니스(기획) 및 매니지먼트의 사고가 향상된 대신 지능이 떨어졌다. 개발자적 사고방식이 “서비스 설계 및 진행”에는 쥐약임이 틀림없지만 “논리적 사고력 유지”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2년간 유실되었던 논리적 사고방식을 원복하고자 지난 달부터 앱들을 업그레이드하며 퍼블리싱 하고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러시아 형제자매님들이 95% 사용자. 이유를 모르겠다. 특히 내가 왜 이런 앱을 만들었는 지도 모르겠다.


앱서비스를 포기한 지 5년이 넘어가지만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는 이유는 “개발자의 영혼”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드래곤 도그마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은 게임을 중독성 하급문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8살부터 게임을 시작했으니 게임 경력만 조만간 50년이 되는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같이 게임문화에 이중성(돈벌면 치켜세우고, 정치와 종교는 탄압하는)을 두는 곳은 흔치않다. 인생의 명작으로 영화와 문학, 음악을 이야기하면서 왜? 명작게임을 언급하면 “하자있는 인간”으로 취급하는 지 모르겠다. 이미 서구에서는 영화이상의 가치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8월 첫째주에 구매했던 게임을 121.6시간 플레이 했다. 문제는 드래곤의 사망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뭔 게임을 이따위로..-


개인적으로 RPG 계열의 게임들을 피하게 되는 데, TimeMachine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부터 머릿속에 맴도는 노래는 Dragon’s Dogma의 오프닝 송이다. 개발을 하거나 문서를 쓰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며 8, 9월의 하루를 소진했다.


음악


아주 어린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곤조(こんじょう)가 있었다. 아버지와 누나와는 다르게 “음악을 편식”하는 습성이 강했다. 하드락, 프로그레시브 락, 핌프락(뉴메탈) 또는 힙합(동서부로 갈라쳤던 90년대)에 대한 강한 집착이었는 데 그나마 대중들에게 고급(?) 장르는 프로그레시브 락이었다. 세운상가에 가서 1000원짜리 빽판으로 모아놓았던 헤비메탈 음반만 300장이 넘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가을만 되면 “Alan Parsons Project””가 생각난다. 가을 하늘이 너무 멋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년의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YES의 곡도 괜찮다. YES 형님들이 이야기 한 대로 살았기에 인생에 대한 후회가 거의없다.  


사회가 강매하는 시스템대로 살지 않아도 인생은 어떻게던 이어갈 수 있었다.
Eye In The Sky
YES - Owner of a Lonely Heart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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