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말랭이에 숨겨진 비밀
엄마 장례식 때 친구가 내내 밤을 새며 발인까지 함께 있어 주었다. 납골당에서 엄마 유골을 태우고 난 뒤 마지막 제사를 지내며 친구 어깨에 기대어 많이 울었다.
장례 내내 시엄마는 그런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세상 다 가진 거나 다름없다며 내 인생의 가장 큰 복이라 말씀하셨는데, 그 뒤로도 늘 그 친구가 고맙고 생각나신다고 했다.
계속 밥 사 주고 싶다 하셨는데 장례 이후 친구가 유럽에 다녀오고 지난달은 어머니가 바쁘셔서 나도 얼굴 한번 못 뵈었다.
오늘 어머니가 사과와 감 말린 것들을 보내주셨다. 외숙모께서 선물해주신 단감이 한 박스 있었는데 좋은 선물 받았으니 다시 또 나눠야 하고 특히 친구에겐 정성으로 대접해야 할 것 같아 사과랑 감을 따로 또 한 박스씩 사서 직접 신경 써서 말리셨단다.
되게 많았는데 다 말리고 나니 작아져서 얼마 안 되어 보이네. 수줍게 웃으셨다.
사과는 껍질에 영양분이 많아 껍질째 말려 먹는 게 좋은데 혹 친구가 싫어할까 봐 두 봉지는 깎아서 말리셨다 한다.
친구한텐 내가 평생에 걸쳐 갚아야 하는데 시엄마께도 내가 평생에 걸쳐 갚아야겠다. 어떻게 내 주변엔 이렇게 좋은 사람들밖에 없는지.
친구가 고맙다고 어머니는 이렇게 정성을 들이시는데 정작 무심한 나는 늘 힘이 되어주는 친구에게 어떤 정성을 선물했나, 반성된다.
곧 시간을 내줘, 말랭이 배달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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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