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이상 명절 스트레스 없는 세상을 꿈꾸며
명절에 시엄마가 내 선물을 안 챙기셨다면 섭하다.
결혼 후 지금까지 세 번의 명절을 맞으면서
때때마다 동해 가족들, 친척들 선물은 물론 내 선물도 꼭 챙겨주셨기 때문이다
(https://brunch.co.kr/@edit-or-h/70).
이번에도 어무니는 내 선물을 준비해놓으셨다.
10만 원짜리 한과를 두 세트 주신 것은 물론(두 세트에 20만 원이니 한과만 올려도 상다리 부러진다)
목걸이와 립스틱 3종 세트를 선물해주셨다.
매번 느끼지만 올해 추석도 역시 감동이다.
엉엉.

어머니는 목걸이를 선물해주시며 브이넥 니트에 함께 걸쳐주면 예쁠 것 같다 하셨다.
이로써 어머니가 선물해주신 목걸이만 넷, 팔찌가 셋, 발찌가 하나 되었다.
걸어놓은 걸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코덕인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화장품 선물도 빼놓지 않으신다.
올 추석엔 립스틱이다!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 로라 메르시에의 벨루어 익스트림 매트 립스틱 3종 세트다.
'정유미 립스틱'으로 유명한 STYLIN, FRESH, BRING IT 세 컬러인데
스타일인과 브링 잇도 좋지만 올 가을엔 자색고구마를 말린 듯한 프레쉬를 즐겨 바를 듯하다.
결혼하고 시댁에서 한번도 설거지를 한 적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이 놀란다.
정작 우리 어머니는 딸한테 설거지 시키는 엄마 별로 없다시거나 나는 너를 우리 집 손님으로 생각한다는 둥의 핑계를 대시며 어머니가 힘이 되시는 한까지는 무조건 어머니가 궂은 일을 하실 거라 한다.
그래서 나는 명절 스트레스가 없다.
시댁에서 내가 하는 일이라곤 차려진 밥상을 보고, 감탄하고, 맛있게 먹은 뒤
정말 맛있었다고 말씀 드리는 일 뿐이니까.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다 했을 때도, 예단 예물 혼수가 없었으면 한다는 말에도
오히려 그런 방식의 결혼이 더 좋아 보인다고 쿨하게 허락해주신 나의 어머니는
결혼하고 세 번의 명절이 지나고 나서도 한결 같으시다.
내가 시어머니를 엄마처럼 따르고 좋아하는 이유다.
심지어 몇 달 전 친정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시어머니의 품에 안겨 울며 말했었다.
"어머니, 이제 저한텐 어머니밖에 엄마가 없어요."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우리 어머니 같은 시어머니들이 세상에 더 많아졌으면 한다.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며
시어머니는 갑이 아니고
며느리 역시 을이 아니다.
서로를 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대우한다면,
우리의 명절은 더 이상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말 그대로 '따뜻'한 '홀리데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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