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화양영화 19화

어느 '감염자'의 귀염뽀짝 좀비영화 리뷰

-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by 김뭉치

*최대한 스포일러 없이 쓰려 노력했으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살면서 가장 많이 웃어본 영화


살면서 가장 많이 웃어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이야기다.


이 영화, 정말 좋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 영화의 제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남편의 손에 이끌려 영화를 봤다. 그날 낮에 이 영화를 보고 온 남편이 저녁에 또 보고 싶다고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다.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도 제목이 <카메라는 멈추지 않는다>인지 <카메라를 절대 멈추지 마>인지 긴가민가했고, 영화 티켓이 둘이 합쳐 3만 5000원이라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상영관이 적어 부득이하게 상상마당에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그날 그 시간대 영화는 굿즈 스페셜이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티셔츠 두 장을 포함한 가격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영화가 정말 좋았고 일본에서 직접 제작한 티셔츠가 참으로 예뻐 소장 가치 100%라는 생각이다.


일본에서 직접 제작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굿즈. 티셔츠가 참으로 예뻐 소장 가치 100%다 ⓒ남편


사실 이 영화는 나처럼 사전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보는 게 가장 좋다. 원 테이크 원 컷으로 찍은 초반의 37분 좀비 영화를 보며 대체 이 영화는 뭐란 말인가, 싶어 극장을 나서는 관객이 많다고 들었는데,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실 분들에게 이 연사 소리 높여 외치고 싶다.


절대, 절대로 극장에서 나가지 마세욧!


절대로 극장을 떠나면 안 된다


절대, 절대로 극장을 떠나면 안 된다.


여러분들은 잘 아실 테다.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더니 기어코 뒤를 돌아봐 돌이 된 사람의 전설이나

하지 말라는 걸 꼭 해서 동티 난 사람들 이야기를.


그러니 여러분들은 성심에서 우러나오는 제 말을 꼭 들으시라.

극장을 떠나면 후회는 여러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성심에서 우러나오는 제 말을 꼭 들으시라. 극장을 떠나면 후회는 여러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37분간 좀비 영화가 상영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영화는 마치 블루레이에 삽입된 메이킹 필름처럼 초반의 좀비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마치 추리게임처럼 좀비 영화의 각 신이 이렇게 만들어졌구나, 무릎을 치며 소스라칠 수 있고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 영화의 감독인 남자의 삶에서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으며 볼일을 보면서도 메이크업을 받아야 하는 배우의 처절함을 보며 함께 고통 받거나 깔깔거릴 수 있다. 영화는 앞선 좀비 영화에서 뿌린 떡밥을 충실히 회수하면서 버리는 캐릭터 하나 없이 인물 하나하나에 사랑스러운 카메라를 들이댄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천재다! 이 영화가 일본에서 흥행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천재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한화로 약 3000만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자신이 출연하지 않을 때는 스태프로 일하며 수고했다고 하니 이 영화에 쏟은 그들의 애정은 가히 눈물을 부를 정도다. 50여 명이 오디션을 봤고 그중에서 뽑힌 12명의 배우들은 대개 신인이라는데, 저마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감독 역의 하마츠 타카유키는 그 얼굴 자체만으로 러블리하고 희대의 명대사 “퐁!”을 탄생시킨 슈하마 하루미는 생활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OST도 대단한데 엔딩곡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왼쪽부터) 맑고 씩씩한 마오와 희대의 명대사 “퐁!”을 탄생시킨 슈하마 하루미


25세까지 이 영화의 제작비와 맞먹는 3000만 원의 빚을 지고 노숙자로 생활했다던 감독은 실패를 모으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긍적적으로 살았다고 한다. 어쩌면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실패들이 모여서 이 유쾌하고 코 끝 찡한 영화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이제 이 리뷰는 끝나지만 내 인생의 카메라를 멈추진 않을 테다. 극중에서 맑고 씩씩한 감독의 딸이었던 마오 배우의 말로 마무리해보련다.


저는 멈추지 말고 끝까지 도전해야 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영화의 제목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여러분들도 마음속의 카메라를 끄지 마시고,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의 카메라를 절대 멈추지 마세요 :)


여러분의 카메라를 절대 멈추지 마세요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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