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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Sep 16. 2018

종말은 지루하다?

- 『종말 문학 걸작선 1』리뷰

스티븐 킹 외 지음, 『종말 문학 걸작선 1』, 민음사, 2008, 12000원



「고물수집」by.  올슨 스콧 카드 


줄거리 몰몬 교도들의 옛 성지에 금화가 묻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금화 탐험에 나선 디버.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그와는 달리 친구 레히와 레인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


->>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걸 주인공인 디버만 모른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고 종말 이후의 종교세계라는 소재는 더욱 그러한데 이상하게 지루했다. 예측 가능하고 스펙터클이 쏙 빠진 스토리 때문이었을까. 




「모래와 슬래그의 사람들」 by. 파올로 바시갈루피 


줄거리 모래를 주식으로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재생할 수 있게 된 미래. 방사능조차 인류에게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와 친구들은 놀랍게도 살아있는 개 한 마리를 보게 된다. 살아있는 개를 처음 본 그들은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개를 별식으로 잡아먹느냐, 아니면 비싼 돈을 주고 키우느냐.


->> 미래세계에서 반려동물은 어떻게 될 것인가. 분명 흥미로운 주제다. 하지만 역시 썩 재미는 없었다. 모래를 주식으로 먹고 몸을 개조한 인간의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아서였을까.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도 개가 등장한다. 주인공 K는 데커드에게 정말 살아 있는 개, 냐고 묻는데 그때 이 단편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빵과 폭탄」by. M. 리케르트 


->> 주제의식 자체는 좋은데, 지루하다. 사실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이 선집의 모든 단편이 그렇다. 




「 마을에 들어갔다 다시 나오는 방법」 by. 조나단 레덤 


->>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 같기도 했고. 하지만 작가가 뭘 말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 어둡고 어두운 터널들」by. 조지 R. R. 마틴


줄거리 지상의 생명체는 모두 죽고 엎어진 먼 미래. 지하로 숨어든 후 문명을 버리고 초인간적인 인류로 진화한 이들과 달에서 인류의 과학 문명을 유지하던 이들이 수백년만에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데.


->> 역시 거장. 짧은 소설이었는데도 재미있었다. 달로 떠난 인간과 지하로 숨어든 인간, 결말에 반복되는 대사까지, 읽는 맛이 있었다. 이 세계를 좀 더 확장한 중편이나 장편의 소설이라도 좋았을 것 같다. 




「시스템 관리자들이 지구를 다스릴 때」 by. 코리 독토로 


줄거리 시스템 관리자인 펠릭스는 새벽에 전화를 받고 급히 서버 관리실로 향한다. 서버 관리자들이 총출동한 상황, 그 사이 전 세계적인 테러가 일어나 펠릭스의 아내와 아이를 비롯하여 외부 인류가 사망하고, 서버실의 보안성 때문에 서버 관리자들만 살아남는다. 이들은 곧 자기들을 비롯하여 살아있는 인터넷 망을 통해 전 세계 시스템 관리자들의 생존을 확인한다.


->> 디테일의 끝판왕. 내가 이 세계를 잘 몰라서인지 그 디테일 때문에 지겨웠다. 차라리 짧은 소설이 낫지. 

      1권 선집 수록작 중 아마도 가장 길 것이다. 




「 제퍼를 기다리며」 by. 토비아스 S. 버켈 


「 절망은 없다」 by. 잭 맥데빗 


->> 두 편 다 장편소설에서 일부를 떼낸 듯한 느낌을 준다. 퍼즐 조각 같은 소설들. 크게 재미도 없었고 아날로그적이었다. ‘제퍼’는 배였고 ‘윈스턴 처칠’은 희망을 줬다. 재미없다. 




「 O-형의 최후」 by. 제임스 반 펠트 


줄거리 언제부터인가 새로 태어나는 생명체들은 모두 돌연변이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트레빈이 하는 일은 독특한 돌연변이들을 데리고 전국 순회 동물원을 여는 일이다. 그는 아직 2세 외모를 가진 12세의 돌연변이 딸 카프리스와 새로운 공연을 위해 마을에 도착하지만, 이제 마을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 플래너리 오코너가 떠올랐다. 기괴한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있어 뛰어난 솜씨가 있는 건 아닌 듯. 



「아티의 천사들」 by. 캐서린 웰스 


줄거리 살인과 폭력이 난무하는 난민 구역에서 소년 아티는 빛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자기 또래의 아이들을 규합하여 자전거 조합을 만들고, 서로의 안전을 지킨다. 그런 그에게 외계로 떠날 탈출선의 고위급 간부의 딸이 접근하면서 조합은 위기를 맞는다.


->> 아서왕 전설을 모티프로 삼아 어느 정도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 리더가 어떻게 전설이 되는지를 다뤘다. 미래세계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다는 건 낯설기도 하고 그만큼 이상하기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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