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잖아요

by 노푸름

여름 찐득한 바람에

잔머리가 휘날려

눈을 찌를 때도 있지만
그냥 내버려 두죠 뭐


구름 사이로 연둣빛 잎사귀가

춤을 추는 모습

가만스레 바라봐요

이렇게 좋은 시간에 있으면
괜스레 그리운 사람에게 미안해져요
나 혼자 이 좋은 바람을 느끼기 아까워서

공원 어귀에

벤치에 앉아

책 한 권 보는
사치스런 시간

책에 비치는 이파리 그림자
독서를 방해하려는 듯
행간의 사이사이를 돌아다녀요


그냥 내버려 둡니다

여름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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