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닌데도
내게 짜증을 냈다.
나는 '왜 저한테 짜증내시죠' 라고 따져 물었다
그녀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자기가 짜증난 감정만 말했다
이때다
그때부터 회로를 끊었다
그녀의 감정이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아주 날카롭게 날이 선 칼처럼
그녀의 짜증을 내게 오지 못하도록
결연하게 잘랐다.
그래 너는 짜증을 내라
그건 내 짜증은 아니다
네 짜증 나한테 붙을라
내가 짜증을 낼 일이 아니야
자기 혼자 짜증이 날 뿐이지
나는 상관없는 감정이야
그녀의 짜증을
내가 해결해 줄
의무(선의는 더더욱!)는 없다는 걸
내 자신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내게 모욕감과 불쾌함을 준 그녀에게
응수하는 법은
역설적이게도
내가 더욱 발랄하게
내 할 일에 집중하고
더러운 감정에 헤어나와 평정심을 찾는 것이다
짜증을 넘기려 할 때면
얼굴에 근육 경련이 올 것 같고
두 손이 벌벌 떨리고 가슴이 쿵쾅댄다
다시금 되새긴다
무신경이야 말로
최고의 응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땐?
그럴 땐 맞서 싸워야지
그녀의 불합리함이 다가온다면
나의 투지로 싸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