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곤 준비해 본 적도 없는 내가 준비하는 도쿄여행
ESTJ, 정말 외향적인 성격의 나도,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살다 보니 주변에 친구가 별로 없다. 그런 내게 남아있는 유일한 친구들 중 하나는 초중고를 함께 나온 내 친구 A. 그리고 중3부터 알고 지내온 내 친구 B. 이렇게 둘과 함께하는 모임이 있다. 둘은 아직도 결혼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계속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맥주를 거하게 마신 순간 나는 이렇게 말했다. '더 늙기 전에 일본여행 같이 가자!!!'
친구 B와 나는 둘이 방콕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이때도 셋이 가려고 했다가 친구 A가 안 간다고 해서, 둘만 간 것. 이번에도 셋이 가자고 했지만 결국 둘이 가게 됐다. 친구 A는 아무래도 여행보다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그걸 이룬 뒤에 편한 마음으로 즐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일본인 친구도 있고 후쿠오카, 기타큐슈 등 여러 번 일본을 가봤다. 하지만 도쿄는 처음이고, 무엇보다 일본을 갈 때마다 모두 와이프가 여행의 A to Z를 담당했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여행 계획을 세워보려는데 도저히 아는 게 아무것도 없고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함께 가는 친구는 내가 일본을 많이 다녀왔으니 그래도 자기 자신 보단 내가 아는 게 많다고 생각하는 눈치다.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에게 최고의 가이드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이렇게 준비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친구와 갔다 온 방콕여행이 기억이 잘 안 남는다. 나는 '설명력'이라는 브런치북도 쓴 사람인데,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할 수 없는 여행이었다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STJ임에도 불구하고, 난 스포일러를 당하는 걸 무지하게 싫어한다. 여행준비를 하게 되면 각종 스포를 당할 수밖에 없다. 미리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다 보게 되고, 눈에 이미 익은 걸 봐야 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항상 여행계획을 남에게 맡기고 난 즐기러 갔었는데, 이번엔 내가 미리 다 겪는다고 생각하고 친구를 가이드한다고 생각하며 준비해 볼 생각이다.
2025년 6월에 갈 예정이고, 지금은 3월 24일이니, 약 9주 정도 남은 셈이 된다. 9주 동안 내가 여행을 위해 준비하는 것 모두, 내 고민을 모두 적어볼까 한다. 그렇다고 막 엄청 알아보는 셈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여행 초짜들이 여행을 가는데 나만큼 모르는 사람도 준비하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겁이 난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