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편 -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내 친한 친구였던 비교와 절교했다

by 하크니스

우리 엄마가 교회를 다녀오는 날이 정말 싫었다. 엄마가 교회만 다녀오면 '누구 집 애는 전교 1등이라더라', '누구 집 애는 이번에 반장이 됐다더라' 사실 이런 이야기들 아래 있으면 나도 저절로 비교하는 사람이 된다. 엄마 탓이 아니다. 어차피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 살면 비교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실제로 그 사람이 진짜 전교 1등인지 뭔지 모르지만 항상 최고의 사람들과 비교대상이 됐다. 전교 1등, 학생회장, 태권도 대회 1등, 그들은 나와 비교대상이었고 나는 항상 최고가 될 수 없었다. 어떤 분야든 최고의 사람이 있는 법.


비교는 나의 자존감을 한없이 낮춰놨다. 자존감이 낮은 남자는 참 멋이 없다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낮은 자존감을 어찌어찌 올리기 위해선 쓸데없는 허세를 부려야 했다. 허세는 정말 나라는 사람의 매력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었던 건 내가 많은 책을 읽는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책을 보다가 깨달은 게 '지금의 나 자신에게 감사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오로지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나만 다른 사람과 비교한 게 아니라 우리 부모님을 다른 사람의 부모님과 비교했다. 집안과 집안을 비교했고, 어째서 우리 집은 더 잘 살지 못했는지, 우리 아빠는 왜 이모양인지 항상 불평불만을 가졌다. 그게 대학생 때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솔직히 감사할 게 더 많았다. 대학, 그리고 대학원까지 졸업하는 동안 엄마가 뒷바라지를 많이 해줬다. 동생도 대학교를 나왔고 이렇게 될 수 있게 도와준 게 우리 엄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도 엄마가 공부 뒷바라지를 해주고 자신은 힘들게 일해도 우리는 좀 더 좋은 직장,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고, 정말 감사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순전히 우리 엄마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훌륭한 유전자와 성품, 아빠의 습관인 독서, 어디 하나 불편하거나 아픈 곳 없는 신체(달리기만 할 수 있어도 감사하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하다.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무의식적으로 남과 나를 비교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 감사할 것을 찾는다. 대한민국이라는 좋은 나라에 태어난 것. 영원히 가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식이 있는 것. 좋은 직장. 건강한 내 몸.


뷰티풀 마인드를 보면, 주인공 존 내쉬는 정신분열증에 걸려 남들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항상 존 내쉬 근처에서 말을 걸고, 주변을 서성거린다. 그들은 존 내쉬만 볼 수 있다. 존 내쉬는 그들을 최대한 멀리하려 한다. 그들과 대화하기 시작하면 그는 또 소련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신병원에 갇힐지도 모른다.


나에게 비교는 존 내쉬만 볼 수 있는 친구와 같다. 내 주변에서 항상 서성거린다. 비교라는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걸 때 내가 거기에 호응하게 되면, 나는 또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또 자존감이 떨어질 것이고, 세상을 불평하게 될 것이다. '왜 나는 이렇게 가난할까?', '남들은 부모가 집도 해주는데, 나는 집에 나가는 돈이 한 달에 얼마야?' 이런 불만은 해결되지 않으면서 영원한 불만의 도돌이표를 만들어낸다.


나는 비교라는 친구를 이제 내 삶에서 모른 척하기로 했다. 대신 나에게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어제의 나보다 0.1%라도 성장할 수 있길 바라며 하루를 산다. 나는 내 절친한 친구 비교와 절교를 했다.

keyword
이전 10화생각편 - 괴짜가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