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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이 라이프 Oct 17. 2024

웨이트 2년차 직장인이 헬스장 가기 싫을때 하는 홈트

다이소 5,000원 라텍스 밴드를 활용한 알짜배기 홈트 루틴

  웨이트를 좋아하는 저이지만, 당연히 헬스장에 가기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나른한 주말 저녁이 되면 더욱더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아 지죠. 헬스장까지 가기는 귀찮은데 찌뿌둥한 몸은 조금 풀고 싶은 날이면 아늑한 방에서 여유 있게 홈트를 하고는 합니다. 맨몸 운동도 하고요, 요즘에는 문고리에 걸려있는 길~고, 쫀쫀~한 것을 하나 꺼내 들고는 합니다.


  바로 두 달 전에 다이소에서 구입한 '홈트용 라텍스 밴드'입니다. 두께가 두꺼울수록 탄성이 세져서 힘을 더 많이 써야 합니다. 저는 얇은 것 하나(3,000원), 두꺼운 것 하나(5,000원) 해서 총 8,000원에 구입했었습니다. 라텍스 밴드로는 운동을 많이 안 해봐서 '이걸로 충분히 운동이 되나?' 싶었는데, 어휴~ 거의 2년 간 웨이트를 해온 저도 이 밴드로 처음 운동할 땐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ㅎㅎ "와! 이거 생각보다 요물인데?" 하며 운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맨몸이든 라텍스 밴드를 이용한 운동이든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홈트를 하는 것 같습니다.



1) 근육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자극을 줄 수 있다

  

  덤벨, 바벨, 머신이 주는 느낌과 밴드의 탄성이 주는 느낌이 달라서 재미있습니다. 운동 강도로만 보면 당연히 전자를 활용하는 편이 낫지만, 그래도 밴드의 탄성을 최대한 버티면서 반복 횟수를 많이 가져가게 되면, 아쉽지 않을 만큼 운동이 됩니다. 애초에 헬스장에 가기 싫은 날은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밴드로 운동하는 쪽이 몸과 마음이 더 편했습니다.



2)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근육의 움직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집에서 홈트를 할 때면 백열등은 끄고 방 한 귀퉁이에 있는 따뜻한 색의 조명을 켭니다. 옆에는 아끼는 책들과 귀여운 인형이 놓여있고, 눈앞에는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이 틀어져 있습니다. 방 전체에는 주황 노랑빛의 따스한 기운이 감돌구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다 보면,  스트레스? 그런 게 언제 있었냐는 듯이 행복해지고는 합니다.


  이렇게 운동을 할 땐 '빡세게 해 보자!'는 식의 마음은 먹지 않습니다. 몸의 과도한 긴장을 덜어내자, 정도의 마음으로 자늑자늑(*)하게 행동합니다. 이 험난한 세상, 나를 지켜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온몸의 느낌에 집중합니다. 밴드를 천천히 당기고, 천천히 풀어냅니다. 밴드의 저항이 걸리는 근육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가만히 귀 기울여봅니다. 마치 명상을 하듯이요. 짧게라도 이렇게 운동하면 몸은 개운해지고, 정신은 맑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자늑자늑하다 : (순우리말) 동작이 조용하며 가볍고 부드럽다.


3) 나만의 시퀀스를 만들고 조합해 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똑같은 루틴을 오랫동안 반복하는 걸 잘 못 견디는 편입니다. 그래서 홈트를 할 때마다 오늘은 이것 먼저 해볼까? 이 동작을 추가해 볼까? 하며 일종의 기획을 하는 시간을 잠깐 가집니다. 그러면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지고 신선한 재미도 더해지더라구요. 지난 주말에는 밴드를 이용한 3가지 운동과 니 푸시업, 그리고 복근 운동을 했습니다.


  먼저 다리를 피고 앉아 밴드를 양발에 걸고, 밴드를 쥔 양팔꿈치를 등 뒤로 쭈욱 가져온다고 생각하면서 당겨줍니다. 이때 가슴은 펴야 하며, 밴드를 등 뒤로 당길 때 어깨가 너무 위로 올라가지 않아야 해요. 그러려면 코어는 물론 등 전체에 긴장감이 잡혀있는 상태여야겠죠? 당길 때는 양 날개뼈가 접히며 가운데로 모인다는 느낌으로 등을 쭉- 수축해 줍니다. 이렇게 20개씩 5세트를 해줬습니다.

   

등 운동: 밴드 로우


  다음으로는 직각 어깨를 만들어주는 숄더 프레스 동작입니다. 저는 두꺼운 밴드로 양쪽 같이 하면 어깨에 뭔가 무리가 가는 것 같아서, 사진처럼 한쪽씩 해주는 편입니다. 코어랑 등에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채로, 밴드를 쥔 손을 머리 위 수직 방향으로 쭈욱 올려줍니다. 내려줄 때는 천천히 저항을 느끼면서 주먹 쥔 손을 입술 정도의 위치까지 내렸다가 다시 수직으로 쭈욱 올려줍니다. 마찬가지로 20개씩 5세트 했습니다.


어깨 운동 : 숄더 프레스


  탄성이 덜한 밴드로 교체해서 레터럴 레이즈도 해줍니다. 팔이 아니라 팔꿈치에서 어깨 쪽까지 이어지는 부위를 전반적으로 위로 끌어올린다는 느낌으로 진행합니다. 20개씩 5세트.

 

어깨 운동 : 레터럴 레이즈

  

  밴드 운동을 천천히 집중해서 하고 난 뒤, 니 푸시업을 8개씩 5세트 해줬습니다. 4세트 정도하고 나서, '아오 힘든데?'하고 당연히 생각했지만, 마지막 세트까지 야무지게 해 주었습니다. 그만할까?라는 생각이 들 땐 딱 하나만 더해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해 보고는 합니다. 그래도 너무 힘들면 잠시 쉬면서 에너지를 충분히 회복한 뒤에 목표한 개수를 채우는 편입니다.

  

니푸쉬업 자세


  마지막으로 힙으뜸의 클로이팅 복근 운동(10분)을 합니다. 한 달 전부터 주 3회 이상 꾸준히 해보고 있는데, 체중을 감량하면서 복근 운동까지 하니 복근 라인이 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목표에 비해 아랫배에 살이 많이 몰려있지만, 괜찮습니다. 천천히 제 몸을 살펴가며 빼보려구요. 어찌 되었든 한 달 전에 비해 복근이 더 잘 보이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제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힙으뜸 클로이팅 복근 운동


  전에는 일일권을 끊어서라도 헬스장에 가는 편이었는데, 헬스장에 너무 가기 싫은 날에 억지로 가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더라구요. 보통 이런 날엔 운동이 노동이 되어버리니까요. 이럴 땐 제일 좋아하는 공간에서 여유 있게 홈트를 하며 제 몸 구석구석을 보살펴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또 어떤 저만의 홈트 시퀀스를 만들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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