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이유
나는 도대체 왜 뛰고 있지?
왜 뛰어야만 하지?
오직 절실함만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걸까?
나를 다시 한번 나아가게 할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1. 남해의 예쁜 바닷길을 따라 여유 있게 홀로 뛰었을 때
2. 열정적인 사람들에 둘러 쌓여 마라톤 대회를 뛰었을 때
3. 러닝화를 신고 처음으로 뛰었을 때
4. 혼자만의 도전으로 수원에서 서울까지 뛰었을 때
날마다 달리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 자신은 오래도록 뭔가 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생략) 달린다는 행위가 몇 가지 '내가 이번 인생에서 꼭 해야 할 일'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표상하는 듯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 별로 달리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이건 내 인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나 자신에게 되뇌면서, 이래 저래 따질 것 없이 그냥 달렸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