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도 3월 말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한 후, 1년 8개월째 주 4회 정도씩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웨이트에 재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주 목표였는데요, 아무래도 애써 키운 제 귀여운 근육들이 체지방에 덮여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체지방을 한 번 감량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식욕을 지나치게 억제하며 단기간 많은 체중을 감량하는 방식은 제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단거리 스프린터와 마라톤 선수가 있다면, 전 애초에 마라톤 체질의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스프린터처럼 살아온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공부, 커리어, 건강, 미용, 인간관계 등 대체로 인생의 모든 영역에 있어 빠를수록 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젠 어떤 일을 빨리 끝내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꾸준히 하기 위한 노력'을 대체로 더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24 3월 첫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다
인생 처음으로 식욕을 잃다.
7월 말부터 조금씩 식단을 건강하게 바꿔보기 시작했는데요, 시작 당시의 목표는 평소 먹던 총칼로리만큼을 배달이나 가공음식이 아닌 닭가슴살, 현미밥, 샐러드 등 건강식으로 바꾸어 먹자였습니다. 솔직히 좀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바뀐 식단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스트레스를 확 받았는지 아님 그저 무더운 여름날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8월 초부터 입맛이 정말 뚝- 떨어졌습니다. 저는 한평생 입맛이 떨어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몸 어딘가가 분명 잘못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가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걱정한 것이 무색할 만큼 정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단으로 두 달 정도를 유지해 보자가 제 다음 목표가 되었습니다.
즐겁고 충만한 마음으로 천천히 감량 중
8월 말부터는 저만의 지속 가능한 식단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8주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3kg(48.5kg -> 45.5kg)를 감량했네요. 주 평균 0.38kg 정도 감량한 거라 감량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제 소중한 근육은 유지가 되었고 체지방만 줄었습니다.
솔직히 3kg 정도 빠지는 게 뭐 그렇게 큰 변화가 있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팔뚝살과 허벅지살이 전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 같고, 전반적인 몸의 라인이 마르고 탄탄한 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며칠 전 제 팔뚝을 잡아보더니 '와, 살 진짜 많이 빠졌다. 전에는 두툼-하게 잡혔는데 이젠 진짜 살이 거의 없네.'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이렇게 52일 간 식단을 하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거의' 안 받은 것도 아니고, 정말 '아예' 안 받은 것 같아요. 추석 연휴 때도 (식단 기록은 잘 못했지만) 먹고 싶은 것들은 대체로 다 먹었습니다. 대신 모든 끼니를 배부르지 않게 먹었고, 너무 기름기가 많고 자극적인 음식은 정말 조금만 먹었습니다. 남자친구와의 기념일 때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시를 마음껏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들 외에는 나름대로 엄격하게 총 칼로리과 탄단지 비율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또 동시에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도 했습니다. 빵순이인 저로서는 빵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침에는 무조건 탄수화물로 호밀빵을 먹었습니다. 그냥 먹기는 좀 그래서 저당 잼도 두어 개 구입해 발라먹었는데, 이렇게 매일 아침에 빵을 먹고 나면 어느 정도 욕구가 충족이 되어서 빵의 유혹이 있어도 참기가 쉬워졌습니다.
7월 말에 과감하게 식단을 바꾼 후 식욕을 잃었다.
건강하고 영양 꽉찬 식단으로 내 식단의 대부분을 채우고 싶다.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식단을 연구 중입니다.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식단이 무엇일까 고민해 봤는데, 일단 맛있어야 하고 충분한 포만감이 들어야 하며, 영양소의 구성 및 비율이 개인의 목표에 잘 맞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목표 아래에서 다양한 식료품을 경험해 보며 각 식료품에 대한 제 나름의 평가 같은 것이 생기게 되었는데요. 이런 평가나 저만의 식단 구성 노하우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식단을 다 공유할 수는 없겠지만, 인상 깊었던 식단들은 브런치 매거진에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아래 소개한 모든 제품은 100% 내돈내산입니다.
[Meal 1] 집밥이 그리울 때
저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릇이나 컵을 참 좋아합니다. 이번에 친한 친구에게 그릇 세트를 선물 받았는데요, 마침 집밥 느낌이 그리워지기도 했고 소박하지만 잘 차려진 상으로 제 자신을 대접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식단은 총 381kcal, 탄단지 각 45.7g, 30.8g, 6.1g입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한 상
밥은 햇반의 발아현미밥이고, 130g에 175kcal에요.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포만감 유지에 좋습니다. 가끔 백미도 먹긴 하지만 대체로 현미밥을 먹습니다.
햇반 - 부드러운 발아현미밥
밥을 먹을 땐 가끔씩 간편 국을 곁들입니다. 이번엔 샘표에서 나온 미소 된장국을 사봤습니다. 한 포에 30kcal고 탄단지 4g, 1.6g, 0.6g으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나트륨이 많긴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기도 하고, 물도 평소에 꽤 마시고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미소 된장의 깊은 맛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딱 예상 가능한 범위의 미소 된장국인 것 같습니다.
샘표- 미소 된장국
닭가슴살을 먹다가 질리면 소고기를 먹거나 그것도 질리면 돼지의 기름 없는 부위를 먹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제품은 함께하닭의 헬스앤 돈다리살인데요, 100g 분량이고, 138kcal, 탄단지 1g, 25g, 4g입니다. 한 번에 단백질 25g을 먹을 수 있고 탄수와 지방도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자주 손이 갑니다.
돼지 냄새는 안 나는데 뭔가.. 가공육스러운 바이브가 딱 느껴지긴 합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국물이 생기는데 꼭 고기 위에 뿌려야 해요. 아니면 고기가 금세 말라버려서 맛이 없어지더라구요. 고기가 막 부드럽지는 않아요. 너무 꿀꺽꿀꺽 삼켜버리면 먹은 느낌도 안 드는데, 오히려 오래 씹을 수 있어서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함께하닭- 헬스앤 돈다리살
되도록 식사를 할 때 채소를 뭐라도 먹으려고 합니다. 동네 마트에 배추쌈을 팔길래 사봤는데요, 이 쌈에 현미밥과 쌈장을 찍은 돈다리살을 싸서 먹으니 참 맛있더라고요.
저도 직장인이지만, 평일에는 참 여유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간단하지만 영양 든든한 한 상 차려 먹으면 식사를 하는 20분간 뿌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내일은 고생한 여러분을 위해 한 상 차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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