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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이 라이프 Oct 03. 2024

당연한 건 없다. 운태기가 오면 '칭찬' 해보자.

티끌만 한 변화라도 좋습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참 각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칭찬


  나는 인정욕구가 강한 편이다. 그래서 예전엔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느껴질때면, '아직 부족해서 그런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지?'와 같은 생각으로 가득해졌던 것 같다.  물론, 이런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더 빨리, 더 완벽하게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골몰하게 되었으니까.


  그런데 돌아보면 부정적인 기운이 더 깊고, 넓은 형태로 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 같다. 실수와 실패만 반복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내가 기대했던 나보다 훨씬 별로인 나를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결국엔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 등등.. 이런 종류의 불안은 경계라는 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마치 감염력 높은 전염병 마냥 순식간에 압도하곤 했다.


  그런데 참 다행히도, 라는 사람은 스스로의 몰락을 마냥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구해내야 했다. 어떻게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놈의 칭찬,
남이 안 해주면 내가 해주면 되잖아?


  작년 3월, 웨이트를 다시 시작할 때 '나의 티끌만 한 변화랄지라도 어떻게든 찾아내서 칭찬해 주자.'고 다짐했다. 예를 들어, "와, 2주 전엔 스쿼트 할 때 뭔가 불편했는데, 이젠 괜찮네? 잘했어!", "와, 나 어제는 유산소 귀찮다고 안 했는데 오늘은 10분이라도 했네? 대단해!", "와, 나 작년 같았으면 연휴 때 왕창 먹었을 텐데 이번엔 매끼를 배부르지 않게 먹었네? 참을성이 좋구나!" 등등,, 어제의 나, 한 달 전의 나, 몇 년 전의 나와 비교해 보고 잘한 부분을 혼잣말로 내뱉어보았다. 나 스스로가 들을 수 있도록. 


  옆에서 누가 봤다면 "재 너무 자아도취 아니야? 별 것도 아닌 걸로 저러네"라 할지 모르겠지만, 뭐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을 지켜내는 것이 훨씬 중요했으므로. 자아도취라 할지라도, 스스로에 대한 과한 칭찬 덕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일지라도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덕에 웨이트도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스스로를 향한 칭찬은 컨디션이 안 좋았던 지난 며칠간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10월 말에 나만의 도전으로 바디프로필을 찍어보기로 결심하고 8월 말부터 운동 루틴과 식단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식단을 시작하기 전에는 하루에 1700kcal 이상은 섭취했던 다. 그러다 8월 말쯤부터는 탄단지 5:3:2 비율로 1300kcal를 섭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일 정도 유지를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체중 감량 속도가 더딘듯하여 9월 19일부터 섭취 칼로리를 더 줄였다. 운동을 돌아보자면, 지난달에는 30일 23일을 운동했고, 그중 17일 정도 유산소 운동을 했다. 목표했던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에 비해는 유산소 비중이 많이 늘었다. 결과적으로 체지방률은 22.5%에서 19.5% 정도로 줄었고, 몸무게는 2.1kg 정도가 빠졌다.


24년 9월 식단과 운동 기록 | 빼먹은 날, 과한 칼로리를 섭취한 날도 있다. 괜찮다, 이번 달에 다시 해보면 되니까.


  그렇게 나름 착실히 식단과 운동을 했는데, 9월 29일부터 몸이 좀 이상한 게 느껴졌다. 그 간 피로가 좀 쌓인 건가 싶었다.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싶었는데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컨디션이 영 별로였다. 으슬으슬하기도 하고, 몸 전반적으로 축축 쳐지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퇴근 후 운동이 기다려졌을 텐데, 운동 생각만 해도 피곤해졌다. 동시에 '아.. 이러다가 또 운태기 오면 어쩌지? 게을러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나쁜 컨디션이 곧장 돌아오는 것도 아니므로, 컨디션이 회복될 때까지는 과감히 쉬어보기로 했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일단은 헬스장에 가곤 했는데, 이번엔 좀 다른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어제, 컨디션이 꽤 회복된 듯하여 퇴근 후 헬스장에 갔다. 기존만큼의 강도는 아니어도 며칠간 잠들었던 몸을 다시 깨우는 데는 충분한 정도로 운동을 했다. 웨이트(하체)를 끝내고 스텝밀을 타는데 '그래, 컨디션이 별로여도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웨이트를 공부하고 또 익숙해질수록 '당연한 것들'이 많아지고, 그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감상도 느끼지 못한 날들이 생기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무감(無感)이 뭐랄까, 좀 께름칙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이런 감정 끝엔 대체로 나의 부족함에 대한 끝도 없는 해부와 그에 따른 우울과 불안이 남기 쉽기 때문이다. 자책하고 애쓰기만 하던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스텝밀을 타는 와중에 스스로에게 이런 칭찬을 건네보았다. 


" 예전 같았으면 컨디션 핑계를 대며 일주일 이상은 쉬었을지도 몰라. 그런데 지금의 너를 봐, 정신없이 바쁜 하루였는데도 운동을 하고 있잖아. 너는 너 스스로에게 정직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거야. 정말 대단해! "


그리곤 거울을 보니 평소보다도 더 예쁘고 자신감 넘치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아, 그래. 운동 이 맛에 하지. 10월 한 달도 재미지게 운동해 보자!



 티끌만한 칭찬이어도 괜찮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운동을 하며 긍정적으로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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