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이 뭐라고
혹시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아마 많은 엄마들이 ‘나’의 감정보다는 아이와 남편 혹은 시부모님의 감정을 주로 살피고 신경 쓸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엄마가 되고 나니 그동안 살면서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여러 가지 감정들 중에 오늘은 엄마의 ‘죄책감’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어쩌면 이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엄마가 된 직후 육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강하게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산의 기쁨과 경이로움도 잠시, 밤낮없이 울며 엄마를 찾는 아이를 보면서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나름 최선을 다해 아이를 보살피지만 어쩐지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는 여러 육아 선배들이 올려놓은 글들과 정보를 습득하며 부단히 애를 쓰지만, 생각과는 다른 내 아이의 반응에 야속한 마음이 몰려옵니다. 야속함과 답답함 사이를 오가며 전쟁 같은 하루가 지나고 막상 잠든 아이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미안함’이 훅 하고 올라옵니다. 뭐가 미안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저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엄마가 서툴러서 미안해’
‘엄마가 아까 소리 질러서 미안해’
‘엄마가 많이 부족해서 미안해’
이런 생각, 혹시 오늘도 하진 않으셨나요?
이 모성이라는 녀석은 종종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인 ‘죄책감’을 동반합니다. 저는 사실 엄마가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는 엄마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분위기로부터 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1) 역할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
우리 사회는 종종 엄마가 완벽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상화된 엄마의 이미지를 조장합니다. 실제로 내 역할이나 생활이 이러한 높은 기준과 일치하지 않으면 뒤쳐진 엄마라는 죄책감이 생길 수 있겠죠?
2) 역할의 불균형
저를 포함하여 많은 엄마들이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풀타임으로 일하든, 파트타임으로 일하든, 집에 머물든, 모두에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건 저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3) 자녀의 필요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력
엄마는 자녀의 신체적, 정서적, 교육적 모든 측면에 대해 충족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데도 말이죠. 만약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아이에게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나?’라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경우를 꽤 많이 봤습니다.
4) 타인의 판단
가족, 친구, 사회 등 외부의 판단은 엄마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양육 스타일 결정,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은 내 아이에 맞게 엄마가 결정해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어요. 타인의 일괄적인 방식이나 주관적인 조언은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전반적으로, 엄마의 죄책감은 최고의 엄마가 되고자 하는 내면의 열망과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외부의 압박감 의해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부드럽게 조율하고 완화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제가 했던 것 중에 네 가지만 공유해 볼게요.
1. 나에게 친절하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사랑하는 친구에게 위로해 주는 것과 같은 연민으로 자신을 대하세요. 엄마가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작은 실수들이 엄마의 가치를 결코 떨어트리지 않습니다.
2. ‘완벽히’가 아닌 ‘충분히’를 기억하세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사랑과 노력에 관한 것이에요.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버리고 "충분히 좋다"라는 풍요로운 감점을 자주 느껴야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충만함이 전달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3. 엄마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고 돈을 쓰세요
자신을 돌보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필수적입니다! 엄마가 휴식, 운동, 취미, 조용한 시간 등 웰빙을 가꾸면 가족을 더 잘 돌볼 수 있습니다. 엄마를 돌보는 작은 경험들이 가정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직접 경험했답니다.
4. 작은 성공에 대한 축하 나누기
엄마로서의 작은 성공을 인식하고 축하하는 것은 실수에서 성공으로 초점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자녀와 하루에 하나씩 서로 성공한 부분들을 나누면서 기쁨과 소통의 순간에 집중하면 엄마가 더 자신감을 갖고 만족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죄책감을 극복하려면 시간과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소진되는 감정은 줄이고, 긍정적 감정의 빈도수를 높이면 엄마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균형 잡힌 육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죄책감’ 없이 살아가기를 희망하면서, 다음 글에서는 엄마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