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분노하는 이유

분노 삼키지 않기

by 다현



지난 3년 동안 감정코칭을 하면서 다양한 엄마들을 만나보니, 공통적으로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있더라고요.

“화 내지 않고 말하고 싶은데 자꾸만 화가 나요.”

내 마음과는 다르게 불쑥 올라와 버리는 이 ‘분노’라는 감정이 나의 말과 행동을 자꾸만 거칠게 만듭니다. 그러고 나서 밀려오는 후회와 자책감으로 ‘내일은 아이한테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결국 또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대체 왜, 우리는 화가 날까요? 분노라는 녀석은 왜 자꾸 내 의지와는 다르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쑥 올라오는 걸까요?

오늘은 엄마의 감정 중 ‘분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우선 엄마가 분노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책임감에 압도되어 있을 때

엄마는 기본적으로 집안일, 육아, 일, 개인적인 약속 등 여러 가지 책임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계속 쌓이면 압박감을 느끼면서 상대방의 작은 행동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상황을 한번 예로 들어 볼까요? 엄마는 하루 종일 자녀를 돌보고, 틈틈이 집안일을 하면서 아직 끝내지 못한 개인의 일들이 남아있을 때 화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배우자가 퇴근 후 도움을 주지 않거나 자신의 노력을 격려하지 않으면 나의 가치가 과소평가되었다고 느껴 좌절감과 분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할 때

엄마가 적절한 정서적 지지나, 실질적인 지원 없이 모든 일을 혼자 떠안고 있다고 느끼면 분노와 적개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나 배우자에게 도움을 여러 번 요청했지만 아무도 개입하지 않고 무관심하면 화가 나는 것이죠. 평소에는 모든 가족이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느끼는데 막상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으면 서운함을 넘어서 화가 폭발하는 것이에요. 배우자가 퇴근 후 본인의 휴식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아내의 휴식에는 관심이 없다면 배려 받지 못한다고 느끼겠죠?


세 번째, 자녀의 반복되는 행동

엄마가 이미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자녀의 반복되는 나쁜 습관이나 행동들은 엄마에게 순간적으로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에게 장난감을 치워달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했을 때 엄마의 요청을 계속 듣지 못하고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으면 순간 짜증이 올라옵니다. 자연스럽게 언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특히 엄마가 매우 피곤한데 자녀를 재우고 완료해야 할 다른 작업이 있을 때, 아이가 규칙이나 요청을 무시하면 엄마는 시간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게 점점 분노로 이어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분노의 근본적인 원인은 엄마의 피로감, 역할의 불균형, 배우자의 감사나 지지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 자체가 나를 화나게 한다기 보다는 그 상황에서의 내 컨디션이 어떤지, 혹은 나의 어떠한 판단이나 생각이 개입되면서 부정의 감정이 유발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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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에서 엄마의 분노를 줄이고 보다 효과적으로 조율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노력과 전략을 필요로 할까요?


첫째, 책임 분배 및 자기 관리

가족 구성원들이 가사에 대한 책임을 보다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우자와 큰 자녀는 엄마의 작업량을 일부 덜어주는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엄마가 자기 관리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가족들이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도 엄마의 탈진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를 포함한 각 가족 구성원에게 특정 작업이 할당되는 집안일 차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운동, 취미, 휴식 등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여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둘째, 개방적인 의사소통 및 정서적 지원

분노의 감정을 해결하려면 가족 내 열린 의사소통이 필수적입니다. 엄마는 자신의 감정을 편안하게 표현해야 하며, 가족은 판단하거나 조언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을 통해 엄마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논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적인 가족 모임을 따로 마련하세요.

배우자는 "어떤 부분을 더 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를 더 잘 도와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을 수 있겠죠. 엄마는 가족들이 자신의 말을 듣고 도움을 주려고 마음을 쓸때 존중받는다고 느끼며 더 많은 사랑을 주려고 자연스럽게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일관성 있는 규율 및 경계 설정

아이들은 자신에게 기대되는 바를 이해하려면 명확하고 일관된 방식과 규율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자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가르치면 엄마의 부담이 줄어들고 자녀는 규칙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방을 청소하지 않으면 TV시청, 게임과 같은 특권을 잃게 합니다. 이 규칙은 가족들이 함께 정하고 모두 동의한 규칙이여야 합니다. 이렇게 규칙과 책임에 대한 경계가 명확해지면 서로 감정소모를 덜 하게 되고 반복적으로 잔소리하지 않게 되어 엄마의 분노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넷째, 심장집중 호흡으로 감정의 틈 주기

화가 치밀어 올랐을 때 우리의 심장은 매우 빠르고 불규칙적으로 뜁니다. 이때 심장 박동수를 안정화시켜주는 훈련을 해준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감정도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심장에 집중을 하고 심장 박동수를 조율하는 호흡법을 '심장집중호흡'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간단하지만 효과가 강력한 이 호흡법을 알려드릴테니, 욱 하고 올라올때 잠시만 멈추고 호흡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 심장집중호흡 하는 방법
1) 잠시 눈을 감고 내가 가장 편안해하는 장소를 떠올린다.
2) 현재 그 장소에 있다고 상상한다.
3) 5초 동안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4) 다시 5초 동안 숨을 천천히 내뱉는다.
5) 위의 호흡을 세번 이상 반복한다.


분노라는 감정은 잠시만 흐름을 끊어줘도 더 크게 번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심장호흡으로 잠시 감정에 틈을 마련해주면, 후회할 말이나 행동을 멈출 수 있도록 해주죠. 이렇게 스스로 조율이 된 이후에 가족들에게 부드럽게 요청해 보세요. ‘분노’라는 감정은 나 혼자서 애쓰기 보다는 가족들이 함께 노력해주었을 때 훨씬 빠르게 조율이 되는 감정입니다.

남편과 아이들의 실질적인 협조, 거기에 정서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생각보다 화가 날 일이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위의 사항들을 서로 이야기 나누다 보면 엄마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 각자의 경계도 탐색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언제 화가 나는지, 또 아이들은 언제 화가 나는지 알게 되면 그 부분은 서로 조심하고 배려해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보다 건강하고 현명하게 분노의 감정을 조율할 수 있도록 오늘은 가족 회의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대화가 깊어지는 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도 분명 깊어질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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