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의 서명과 날인의 중요성

도장을 꼭 찍으라고요?

 우리나라는 공인인증서나 공동인증서 등 개인과 법인의 은행 업무 및 정부 사이트 접속/업무처리와 관련하여 상당 부분 자동화되어 있으며, 아주 편리하고 손쉽게 업무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물론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 시스템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은행 업무 및 정부 관련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한국이 얼마나 편리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지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한 단계 한 단계 모든 과정에서 너무나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대표자가 공석이어도 공인인증서들을 공동창업자들에게 미리 공유해 놓고 필요시 바로바로 업무를 진행하거나 은행업무를 대신하여 진행할 수 있으나, 각 나라별 본인인증 시스템은 너무나 큰 차이들이 있으며 심지어 꼭 대표자가 은행창구에 방문해야 법인업무가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현지인들은 이러한 시스템에 이미 적응한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히 변화를 원하지 않거나 한국인들처럼 빨리빨리 생각이 없는 경우는 많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일부 정부 기관 및 금융 기관에서는 대표자의 자필 서명과 날인이 필수적인 경우가 너무나 많아서 대표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하는 경우에는 모든 업무가 멈춰버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나 은행의 경우는 대표자의 서명과 도장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경우도 많아 적당히 대표이름을 쓰고 예비 도장을 하나 더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 만으로는 서류통과가 어려운 경우까지 발생합니다. 

 일례로 저희는 인근 도시로 확장한 새 지사에서 사용할 법인 인감을 하나 더 만들어서 여러 가지 업무처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외화 송금을 위해서 은행을 방문했던 자금 담당 직원이 돌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은행에서 법인도장이 다른 거 같대요..

 제 눈에는 아무리 봐도 똑같은 도장인데 은행직원은 귀신같이 은행에 등록된 법인인감도장과 새 지사에서 사용하는 법인 인감의 차이점을 찾아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외화 송금은 당일에 진행할 수 없이 하루가 지연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이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다면 하는 생각과 함께 아찔한 느낌이 있었지만, 다행히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났고 다음에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장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가 없을 때 대리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공동 창업자들끼리 서명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대표자의 공석에도 공동창업자들이 대신 서명 및 결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명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며, 최대한 동일한 모양의 날인도 미리 만들어 공동 창업자들이 하나씩 소유한 상태로 급한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 

 이러한 법인 도장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에는 현지 직원이 도장이나 서명을 위조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하거나 최악의 경우는 사업체 전체를 본인 명의로 돌려놓는 사기건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꼭 대표자나 경영자들이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대표자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경우 공동창업자나 다른 직원을 통해서라도 인감사용에 대한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야 직원들이 다른 마음을 먹지 않을 수 있도록 예방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