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영어...
저는 일평생을 한국에서 지내 왔으며 불과 2~3년 전만 해도 내가 해외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영어로 업무를 진행하는 건 당연한 일이며, 특히나 해외에서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고려하는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현지 언어를 매우 능숙하게 구사하거나 최소한 영어로 일상생활이나 비즈니스 대화가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있는 수많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미팅이나 투자자와의 미팅, 그리고 컨퍼런스 등을 참석하는 경우 단순히 영어로 의사소통 정도 이상으로 능숙하게 구사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며 영어로 대화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스쳐가는 것조차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업력이 쌓이면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생기는 업체로 발돋움을 하는 경우 외부 컨퍼런스에 발표자나 패널로 초청받는 기회도 생기게 됩니다만, 저는 Q&A 시간에 영어로 질문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 난감했던 경우가 있었던 경험이 있어 부끄럽지만 이제는 이러한 기회들을 고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배우는 미국 발음의 영어가 아닌 수많은 나라에서 알기 힘든 발음의 영어로 의사소통할 기회가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에서의 창업은 닷컴버블이 사라진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가 점차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적용의 측면에서 열기가 되살아나게 되었습니다. 다만, 당시 한국에서는 창업이라는 단어는 익숙했지만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익숙지 않았으며, 투자자 들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와 같은 선진 스타트업 문화를 부러워했습니다.
약 20여 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한국의 스타트업 문화도 미국이나 이스라엘 못지않게 성장했다고 생각하며, 한국 스타트업 창업가의 능력, 창업 아이템, 개발 능력, 투자자의 안목 등 일명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미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이놈의 언어(특히나 영어)의 한계로 한국을 최우선 시장으로 목표하다 보니 성장에 한계가 생기며, 그다음으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를 만만하게 생각하며 진출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현지인이나 현지 직원들이나 고객들과는 영어로 소통이 적을 수는 있어도, 대부분의 투자자와는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하며 게다가 한국 투자자보다는 외국 투자자들이 훨씬 큰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여 투자 시 티켓사이즈가 훨씬 크며 더욱 혁신적인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시원하게 지원하는 사모펀드와 같은 형태의 투자자도 훨씬 다양합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존 한국 투자사들이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면서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리 회사 아니 우리 창업자들만 준비되어 있다면 한국 투자자나 기존 투자자들을 통하여 외국 투자자까지 들도 연결이 가능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영어는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잘하면 잘할수록 더 좋으며, 언제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기 때문에 영어버전의 IR 자료라도 항상 업데이트 되어있어야 합니다. 현지 언어를 익히는 것도 매우 큰 도움이 되나 영어는 못하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현지 소식을 영어 뉴스로 항상 접하면서 더욱 실력을 갖추고자 노력합니다.
당연하게도 영어를 못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사업을 마무리하는 그 순간까지도 영어 공부는 계속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