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났으니, 사람답게 살고, 나로 태어났으니, 나답게 살자.’ 이번 베트남 여행, 마흔의 인생 여행을 마치고 내린 결론이다. 그동안 ‘사람다운 삶’에 초점을 맞춰 살다 보니 ‘나다운 삶’이 가려져 있었다. ‘행복한데 힘들다.’는 말을 내뱉는 것도, 바로 이 이유다. 그런데 ‘나’는 물론이고, ‘사람’ 답게 사는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른데 어쩌지? 그래서 찾았다. ‘밝고 따뜻한 삶’
지금껏 내 삶의 슬로건은 ‘참되고, 바른 삶’이었다. 하도 참되거라 바르거라 귀에 딱지가 생기게 들어서, 선천적 순응형 인간인 나는 그렇게 되었다. 여기에 종교적인 의미가 더해지면서, 나는 참, 되고 싶은 대로 못 하고 살았다. 그런데 사람도, 세상도, 심지어 하나님도 보는 이마다 반반씩 갈라져 다르게 말하는데, 참되고 바른 게 누구의 것이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리가 그 힘을 잃은 시대, 우리는 공통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있다! 그게 바로, 밝고 따뜻한 삶이다. 겨울밤, 산 아래 집, 눈에 보이는 순간, 불을 켰는지 알 수 있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보일러가 돌았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 참된 건 몰라도 밝은 건 안다. 바른 건 몰라도 따뜻한 건 안다. 마음이 녹으면, 통할 수 있다.
이제는 사는 게 문제다. 머리론 다 아는데, 몸으로 그렇게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에도 헛소리와 뒷담화 때문에 속이 상한 적 있다. 다행히 <깜언 베트남>을 읽으며 하루 만에 일상으로 복귀했다. 여행 이후 유치원 방학한 여섯 살 아들과 40일째 온종일 함께하고 있다. 하노이의 기운을 받아오지 않았다면, 3일 만에 포기했을 터. 아이가 꼬인 링(용수철 장난감)을 갖고 왔다.
풀어주고 돌아서면, 또 꼬였다고 오고, 풀면 또 꼬이고, 아, 마음까지 꼬이겠다. 하지만 어린 영혼 기죽일 수 없어 “링은 원래 꼬이는 거야. 푸는 게 재미지.”라고 말했다. 그 순간 마음이 말했다. “인생은 원래 꼬이는 거야. 푸는 게 맛이지.”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의 스텝이 꼬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힘들 때도 있겠지만, 기도하며, 내 인생 2부 여행을 풀어가겠다! <끝>
인생, 긴 여행길. 일단 내 편이 되어주는, 마음 내려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매우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의 여정에도 나와 함께 해주길. God bless you!
‘깜언 베트남 - 나이 마흔, 남자 셋, 여행’
글, 사진, 편집 – 안기자(안효원)
많이 고마운 이 – 초대해준 김차장, 동행해준 김사장, 허락해준 아내 윤혜린(<엄마의 책장> 저자)
조금 미안한 이 – 1년 전 여행을 함께 기획하고, 정작 자기는 가지 못한 ‘L’
동행한 음악들 – 살롱 드 오수경 <Salon De Tango> <파리의 숨결> <데미안>
– 고상지 <Maycgre 1.0> <Ataque del Tango> <Tears of Pitou>
Special Thanks to. 그동안 ‘깜언 베트남’을 읽으며, 함께 여행해주신 분들. 구독과 라이킷은 사랑입니다.
김차장은 병원 검진 차 2월 말 들어올 예정이었다. 김사장은 모임을 추진, 남자 셋은 뜨거운 재회를 약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김차장 귀국이 연기됐고, 모임도 취소됐다. 우리는 비상사태를 맞아 치열한 일상을 보내면서도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남자 셋은 지난 여행을 기억하며,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여행을 안 한 듯 바쁘게, 여행을 한 듯 여유롭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