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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한약 먹기3/ 상실한 마음

- 상실을 마음에 두는 법

by 정영 Jan 11. 2025

 정신분석 이론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많은 이론가들이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애착과 상실을 중요한 화두로 본다는 것이다. 내담자들에게 중요한 애착 대상이 있는가,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이나 상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상담 장면에서도 경험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심리적 혹은 몸의 질병 앞에서 누군가와 함께 고통을 나누고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더욱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는 것 같다.


 서로 사랑한다면서도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부부, 사랑하지만 너무 바빠서 자녀에게 표현하지 못한 말들, 경쟁과 성과 중심 사회나 조직에서 갖게 되는 소외감. 그렇게 시작된 감정들이 억압되어 표현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방어기제로 적당히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신체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막상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나 병명을 알 수 없다고 진단받아 오는 내담자도 상담한 적이 있다. 

 

                                      그들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말은 

                                   결국은 사랑받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중요한 대상을 잃어버린 상실감이라는 것

                                                          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고 사랑받던 가족이나 연인을 잃고 한동안 죽음과 같은 고통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또한 우리가 상실을 겪고 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가장 하지 말아야 말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냥 잊어버려, 되도록 빨리."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지."

                                     "빨리 먹고 기운 차려서 살아야지."

                              "그 사람 운명이 그거밖에 안 되는 걸 어쩌니."


내담자들이 들은 가장 아픈 말들을 들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의 상실이나 상처 앞에서 무지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이별의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나보낸 마음

그 상실한 마음을 무조건 없애려 하기보다 내면에 통합하기를 해보면 어떨까?

기억에 담아 두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돌아가신 분과의 좋은 추억을 이야기하기

                          엄마가 만들어준 가장 맛있는 음식을 이야기하기

                                  아빠가 졸업식 선물로 준 만년필 

                                 이별한 그날의 일을 글로 써보기

                                 헤어진 연인의 장점 50가지 써보기

                        나를 나무라던 직장 상사의 또 다른 사정을 이해하기 

                                                 등등


지금 당장 잊어버리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쉽게 잊을 수도 없다.

또한 억압하거나 다루지 않고 숨기면 나중엔 내면에 남아 엉뚱한 곳에서 짜증이나 화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소독하고 약 먹고 치료하는 것처럼

상실된 마음도 들여다 보고 마음의 약을 먹어 보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각자의 히스토리가 존재한다. 결국 그 역사를 어떻게 써 나가느냐도 결국은 나의 힘이다.

선택은 언제나 나의 몫이다.

오늘, 상담실 문을 열 수 있는 용기로 상실을 마음에 담는 우리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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