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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 Feb 14. 2018

처음가는 길이라 해도

- 영화 <초행> 


내비게이션을 켜 보아도 앞은 막히고 길을 잃는다. 겨우 뚫린 길에선 속도를 내고 싶어도 혹여 날아올지 모를 벌금 딱지가 무서워 도로 속도를 낮춘다. 머뭇대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갈팡질팡하면서도, 에둘러 가면서도, ‘중요한’ 것은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이들이 선택한 삶의 속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기성의 관습을 무심코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그것과 “싸우면서 사는” 것. 그것은 곧, 내가 싫어하는 엄마의 어떤 모습을 닮을까 봐 아이 낳기를 아예 거부하기 보다는, “알고 있으니 고쳐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고, 인파에 휩쓸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모르더라도 ‘촛불’의 현장에 동참하는 것이다.


서로만을 마주보기보다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다 한 번씩 상대에게 시선을 보내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여러 이유로 급진적으로 살아가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속에 불꽃이 일렁이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영화.


영화는 그렇게 삶 속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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