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코머핀 Nov 17. 2024

미국의 연금과 세금

이 시리즈에 어떤 글을 쓸까 생각하며 세금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금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니… 한 푼이라도 더 내 주머니에 넣어보려는 노동자가 되었음에 틀림이 없다 후후) 


세금은 내가 속한 큰 공동체가 유지되도록 내가 사회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개인은 각자의 이익을 가장 우선으로 추구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정부라는 조직이 중간에서 불균형이 커지지 않도록 자원을 분배하는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부과되는지를 잘 들여다보면, 정부가 개인으로 하여금 장려하는 것들이 보인다. 즉 'A를 하면 절세혜택이 있다'라고 하면, 정부는 모두가 A를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혜택을 주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이것의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연금이라고 생각한다. 노후대비가 되지 않은 노령인구가 많으면 정부에게는 큰 짐이다. 연금 저축에 절세혜택이 많은 이유는, 개인이 은퇴 이후에 생활할 비용을 스스로 미리 마련하게 함으로써,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도 전혀 다를 바 없다. 이곳의 연금은 간단하게 세 가지 정도로 나뉘는데, 아래와 같다.


1. Social Security -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세금을 낸 사람들이 62세 이후에 수령할 수 있는 기초 연금이다. 내가 노후에 수령할 수 있는 예상 금액은 나의 소득과 돈을 받는 시점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래도 적절한 직장에서 오랜 시간 일한 직장인이면 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연금 대비 소득 대체율이 꽤 높다. 


미국 Social Security 홈페이지에 가면 나의 예상 수령액을 계산할 수 있다. (www.ssa.gov)


2. Traditional IRA - 개인이 따로 마련하는 연금이다. 이 Traditional IRA의 특징을 한마디로 하면 '세 전(pre-tax)'이다. 월급에 소득세를 매기기 전 일부를 떼어 납입하기 때문에, 나는 연금으로 빼고 남은 내 월급에 대해서만 오늘 소득세를 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60세가 넘어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을 내야 함)


3. Roth IRA -  역시 개인연금인데, Roth라고 불리는 모든 것은 다 '세 후(post-tax)'라고 보면 된다. Traditional IRA 하고는 정 반대로 오늘 내가 세금 다 떼고 받은 실수령 월급의 일부를 넣는다. 하지만 나중에 노후에 인출할 때는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세 가지를 적절히 마련하는 것이 대부분 미국 사람들의 노후대비이다. 


이 한 페이지 글에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여러 가지 용어와 추가 내용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거다: 일찍 시작하고, 최대한 늦게 받을 것. 사실 모든 투자를 생각할 때 공통적인 포인트겠지만, 연금 저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이 길면 길수록 연금계좌에 들어가 있는 금액은 눈덩이 굴러가듯 커진다.   


내가 이곳에 30대 초반에 와 직장생활을 하며 아직도 부러워하는 대상은.. 누구도 아닌 바로 22살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미국 청년들이다. 요즘 애들은 또 얼마나 야무진지 연금제도도 잘 알고 저축도 잘하며, 투자도 열심히 한다. '내가 저 나이에 이민을 와 달러 연금을 잘 쌓았으면 지금쯤 얼마나 앞서 나가있었을까!'를 막연히 떠올린다. 


그러니 미국 이민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오셔서 연금 계좌를 하루라도 빨리 만드실 것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절세 혜택이 있는 연금계좌로 주식도 사고, 인덱스 펀드도 사시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