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을 하다 보면 보이는 많고 많은 상품 중, 요로케 "Sponsored" 또는 "광고"라고 구석에 조그맣게 써있는 상품이 있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아주 작은 표시. 그건 바로 광고로 인해 상단에 띄워지는 상품이다.
인터넷이라는 넓은 가상의 시장에, 내 물건을 가지고 나가 앉아만 있으면 쉽게 팔리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물건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에서 조금이라도 돋보이려면 광고를 돌려 내 물건을 최대한 상단으로 띄워줘야 한다.
그럼 그 광고비는 누가 내느냐고? 바로 판매자인 내가 낸다. 광고비는 사람들이 내 물건을 클릭할 때마다 부과된다. 이렇게 클릭당 드는 광고비용을 CPC (Cost-per-Click)라고 한다.
이 CPC는 내가 파는 상품의 종류/키워드가 얼마나 인기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매우 핫한 키워드는 한 클릭에 무려 2-3달러를 내기도 한다. 클릭이 한 두 개라면야 별거 아니지만, 하루에도 몇 백명의 사람들이 내 상품을 궁금해하며 클릭해 본다면.... 앜!! 이 비용은 아주 쉽게 불어난다. MBA 시절 들었던 마케팅 수업에서 CPC 같은 용어를 배울 땐 하도 재미가 없어서 먼 산만 보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그 비용을 내야 하는 판매자가 되니 눈에 불을 켜고 꼼꼼히 알아보게 된다.
(이젠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다른 판매자의 광고도 웬만하면 클릭하지 않는다. 같은 처지에 있는 측은한 사람들이여..ㅎㅎ)
그러니 내가 책을 팔면 아마존은 책 값의 일부를 가져가고, 내가 내는 광고비도 받는다. "아니 아마존만 남는 장사 아냐?"라는 생각이 올라오며 나의 피땀눈물을 가차 없이 떼어가는 그들이 얄밉다.
정 불만이면 내가 아마존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전 세계를 지배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운이 겹쳐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차라리 그 비용 지불하고 편안하게 이미 잘 만들어진 무대에서 내 책을 판매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라 여겨본다.
암튼 클릭 한 개에 2-3달러나 되는 광고를 굳이 돌려야 하나 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전 글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노출이 따라줘야 제품이 팔린다. 그리고 그 노출이 지속되며 매출도 늘고, 리뷰도 더 쌓이고, 장기적으로 광고가 줄어도 자연스럽게 검색 결과 상단에 올라가는 제품이 된다.
오늘의 레슨: 인터넷 세계에서의 visibility를 유지하려면 광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