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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중요성 -1

by 초코머핀

대학생 때 건너 건너 아는 어떤 언니가 있었다. 그 언니는 학교에서 연애의 초고수로 유명했다. 어떤 남자든 - 연상이든 연하이든, 잘생겼든 못생겼든 - 언니는 일단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점찍으면 반드시 그 사람을 넘어오게 만들었다.


연애의 기술은 고사하고, 학교와 집만 열심히 왔다가는 세상 가장 지루한 스타일의 나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일 같았다. 비법이 항상 궁금했다. 물론 언니의 빼어난 외모와 수많은 장점이 있었지만, 분명히 뭔가를 특출 나게 잘한다면 남다른 전략이 있을게 아닌가? ㅇ.ㅇ


마침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지 어느 날 누군가 비슷한 질문을 언니에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명쾌한 답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 사람 앞에 우연인 척 최대한 많이 나타나면 돼!"



지난주에 했던 이야기를 이어가며 옛날 그 언니를 떠올린 이유는... 정답은 광고비였기 때문이다. 나는 들어오는 수입의 90% 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하고 있다. $1,000 달러의 매출이 생기면 거의 $950은 광고비로 빠져나가므로, 따라서 버는 돈은 장 보는데 보탬이 되는 용돈 수준이다.


Untitled design (1).png 그나마 생활비에 보탬이 되니 난 Millionaire 대신 Grocery-naire 캬


하지만 그럼에도 광고비를 기꺼이 지불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연애 고수의 주옥같은 조언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에게 최대한 노출되어야 물건이 팔리기 때문이다.


유명한 시의 구절처럼 뭐든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고, 오래 보아야 이쁘다. 관심이 1도 없던 물건도, 서비스도, 심지어 사람도, 눈앞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하는 순간 낯섦이 곧 익숙함으로 변하고, 머지않아 애정으로 변신한다. 내가 제품을 만들어 팔아보기 시작하니 너무나 잘 보이는 사실이다. 그러니 기업들이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눈이 가는 모든 곳에 광고를 팍팍하는 것이겠지!


kia ads.jfif 매해 12월 31일 뉴욕 타임스 스퀘어 카운트 다운 하는 곳에 몇 년째 광고하는 기아차. 저 광고 한 번에 50억 이상 지출한다는 전설이..


그래서 웬만큼 괜찮은 상품이 준비되면, 그 다음은 반드시 '나 여기 있음'을 알리는데 돈을 아끼지 말자. 과장을 좀 보태서,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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