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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치명적인 장점 세 가지

by 초코머핀

누군가 하와이에서 살면 뭐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살아보니 그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특별한 장점 세 가지를 오늘 소개해볼까 한다.


1. 퇴근 후 바다산책이 가능하다

이건 나름 예상가능한 장점이었지만, 실제로 사람이 사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바다가 가깝다.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 공원엔 늘 바다가 옆에 끼어있다. 여느 직장인처럼 일에 찌든? 월요일을 보내고 나면 주말 동안 매우 천사 같던 난 다시 불만쟁이로 변신한다. 그럴 땐 바다가 주는 기운으로 마음을 충전해주어야 한다!


같은 바다도 매일 다른 풍경


해가 지는 해변가를 1시간을 걸으면 잠깐이나마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으로 자연을 마주한다. 퇴근 후 매일 바다 산책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얻기 힘든 행운이다.


2. 탕비실에 유기농 과일이 있다

사무실 바로 옆 자리에 앉은 L이 어느 날 나에게 락앤락을 건네주었다. 이게 뭔가 하고 보니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노란색 망고가 담겨있었다. L의 남편은 농부인데 과일 재배를 전문으로 하신다. 세상에 직업이 농부라니... 최근 들어봤던 어느 직업보다 쿨하잖아!! 집에서 정성스레 키운 노란 망고를 먹어보라고 주시다니 이런 감동이ㅠㅠ 기대한 만큼이나 입에서 살살 녹는 꿀맛이었다.


과일의 종류도 다양하다. 가끔은 CFO인 John 아저씨가 '함 잡숴봐'라는 눈빛으로 용과를 가져다주신다. 집에서 잘라보니 난생처음 본 빨간색 용과다. 집 뒤 뜰에 용과나무가 있어서, 열매가 열리면 따다가 박스채로 회사 탕비실에 가져다 놓으신다. 이거슨 뭐랄까 직원 복지에 유기농 과일이 포함되어 있는 느낌 >.<


어떤 날은 용과, 또 다른 날은 레몬


3. 모든 지역이 가깝다

제주도보다도 작은 섬답게 가장 먼 지점사이의 거리가 차로 2시간을 넘지 않는다. 게다가 사람이 밀집해 사는 지역은 전부 섬의 남쪽에 몰려있다. 운전을 싫어하는 나에겐 굿 뉴스다. 느릿느릿 가는 버스로도 어디든 20분 안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으니 참 좋다.


관광객으로 신난 분위기의 와이키키 서쪽으로 우리 동네가 있고, 우리 동네 서쪽으로 회사가 몰린 다운타운이 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걸어서 딱 17분. 아침에 편한 운동화를 신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출근하는 것이 나의 소소한 행복이다. 주말에는 가끔 맛있는 걸 먹으러 와이키키로 놀러 간다. 멀지 않은 모든 곳에서 내가 가고 싶은 곳, 가야 하는 곳이 해결이 되니 나에겐 꼭 맞는 곳이다.


일상의 대부분이 저 빨간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장점을 소개했으니 다음 주엔 하와이의 치명적인 단점 시리즈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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