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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홍 Jul 23. 2024

여자애처럼

올웨이즈, 여자애처럼 (2015)

'여자는' 또는 '남자는' 따위의 단어가 들어가는 문장을 싫어한다. 남자는 남자다워야지, 여자는 여자다워야지,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 여자 나이는 00살부터 꺾인다 등...


규범을 가장한 '굴레'를 만드는 말들


이런 사회적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한 광고가 있는데, P&G 산하 브랜드인 올웨이즈의 <여자애처럼> 캠페인이다.



여자애처럼
Like a Girl



광고 영상에서 '여자애처럼 뛰어 보세요'라는 말에 성인 남자가 팔다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귀엽게 뛴다. '여자애처럼 주먹을 날려 보세요'라는 말에는 마치 고양이처럼 냥냥펀치를 날린다.


반면, 사춘기 이전의 여자아이에게 여자애처럼 뛰어 보라고 하자, 전력 질주를 한다. 그 아이에게 '여자애처럼'이란 말의 의미를 묻자 '있는 힘껏'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남자까지 사로잡은 생리대 광고


올웨이즈의 <여자애처럼> 캠페인은 2015년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포함 13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해 유튜브에선 9천만 뷰를 달성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비디오가 됐고 구매 의향도 50% 넘게 올랐다.


무엇보다 남성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해당 캠페인이 '여자애처럼'이라는 말에 담긴 편견을 깨닫게 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룰을 다시 쓴다


광고를 제작한 다큐멘터리 감독 로렌 그린필드는 '룰을 다시 쓴다 Rewrite the rules'라는 생각으로 캠페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에서야 ESG나 선한 영향력 같은 말이 널리 쓰이지만 당시엔 이런 개념이 흔치 않았다. 브랜드의 재력과 영향력이 광고라는 수단을 통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수작이었다. 




마음을 흔들고, 편견을 무너뜨리고, 영감에 불 지피는 좋은 카피 이야기. 매주 화 연재.

문의 또는 메시지: @jaehong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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