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광고가 있는데, 2016 리우 올림픽 때 방영한 언더아머의 <너 자신을 통제하라 Rule Yourself> 캠페인이다.
황제의 마지막 작별 인사
모델은 올림픽 통산 28개의 메달을 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였다. 광고는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한계로 치닫는 그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은퇴 선언을 했다가 이를 번복한 펠프스의 처지를 자조하듯 킬스의 ‘라스트 굿바이’가 흘러나온다.
이게 마지막 작별 인사야, 맹세해. It's the last goodbye, I swear.
6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은 훈련
펠프스는 커리어의 마지막 6년 동안 단 하루도 훈련을 쉬지 않았다고 한다. 광고엔 그의 유명한 만 칼로리 식단, 방치된 집 수영장, 잘 때도 맴도는 경기장의 소음 등 그가 겪는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끝없이 이어지는 레인을 따라 수영을 멈추지 않는다. 이는 그의 일이 50미터를 몇 번 왕복하는 게 다가 아님을, 단 몇 분의 경기를 위해 수년간 한순간도 쉴 수 없다는 걸 비유한다.
그리고 마침내 탈진한 듯한 그의 표정과 함께 마지막 카피가 나온다.
어둠 속에서 하는 일이 당신을 빛으로 인도한다.
It’s what you do in the dark that puts you in the light.
공식 후원사가 아니었지만, 금메달은 언더아머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올림픽이나 도시명, 메달 같은 단어를 언급조차 못 한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언더아머의 펠프스 광고는 역대 최고의 올림픽 광고로 손꼽힌다.
이 캠페인 덕에 언더아머는 전년 대비 매출이 22% 상승했고, 광고회사인 드로가5는 2016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수영과 스포츠를 넘어선 메시지의 힘
사실 이 광고를 만나기 전엔 펠프스에 별 관심 없었다. 230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메달 기록을 경신하든 말든 솔직히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광고가 많은 이에게 울림을 준 까닭은, 빛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둠 속에서 노력하는 모든 이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메시지의 힘 덕분이다.
마음을 흔들고, 편견을 무너뜨리고, 영감에 불 지피는 좋은 카피 이야기. 매주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