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김선우 <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상)
"유기농 퇴비를 만드는 곳에 간 적이 있습니다.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죠. 비닐하우스 가득 놓인 항아리들 속에서 지렁이들이 퇴비를 만들고 있었지요. 발소리를 죽이고 귀를 세워 보았습니다. 청각이 예민한 지렁이들이 인기척을 알아채고 조용해지기 전까지, 눈 깜짝할 사이나마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는 바로 그 순간, 농부는 자신이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김선우 <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상>-
"누군가 자신의 고민과 상처를 이야기하다 울음을 터뜨렸다면, 그 사람은 괜찮은 거예요. 운다는 건 상처를 극복할 힘이 있다는 거지요. 유마(석가의 제자)의 말을 빌려야겠네요. 세상이 죄다 병들었는데 나만 희희낙락할 수는 없는 거라고요. 다 아픈데 나만 안 아플 수는 없는 겁니다. 목숨이 있는 존재란 누군가에게 기대어 존재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니 울음은 웃음만큼이나 소중한 겁니다. 울음은 자기를 비워 내는 강력한 몸의 말이지요."
-김선우 <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