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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오선생 Jan 20. 2020

밤하늘을 바라보는 이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여행을 가면 항상 하는 일이 밤하늘을 보는 것이다. 직녀성을 보면서 ‘저 별이 여기도 있구나.’ 하고 안도감을 내쉰다. 왜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유가 없었다. 그냥 마음이 편해진다. 항상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다니다가 여행 때만 되면 고개를 드는 내 모습이 낯설기도 하다.




 그럼 왜 우리는 밤하늘을 보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여행을 가면 은하수 사진을 찍고, 밤하늘을 배경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한다.

 그럼 밤하늘인 우주는 어떤 공간일까? 공간이라는 말에 딱딱함을 느끼지만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주는 어렵고 심오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칼 세이건이 지은 ‘코스모스’라는 책에서 우주는 코스모스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사실 우주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가 3가지가 있다. 스페이스(Space), 유니버스(Universe), 코스모스(Cosmos). 스페이스는 공간, 유니버스(Universe)는 천문 연구의 대상으로 의미가 있다. 우리가 대학을 University이라고 하는 것처럼.

 하지만 코스모스에 여러 의미가 있다. 무질서를 뜻하는 카오스(Caos)와는 반대의 의미인 질서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우주 안에 있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도 있다. 연결이라는 의미가 뭔가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 밤하늘을 보는 것일까?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밤하늘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억지로 생각해봤다. 사람과 우주가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그래서 우주를 여행하고 우주를 알려고 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 친숙한 우주 탐사선 프로젝트가 있다.


 우주여행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보이저호다. 보이저는 여행자라는 뜻이다. 이 우주선을 화성보다 멀리 있는 행성의 탐사를 위해 보냈다. 지금은 이 임무를 수행했다. 탐사 임무와 더불어 이 우주선 안에는 흥미로운 물건이 들어있다. 골든 디스크라는 음반인데 지구와 생명의 진화를 표현한 19개의 소리, 지구와 인류의 모습이 담긴 119개 사진 등이 들어있다. 남녀 나체 사진도 들어있다.

 왜 넣었을까를 생각해 보기도 전에 너무 쉽게 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물론 외계인이 보라고 넣은 것이다. 수명도 10 억 년이라고 하니, 외계인이 언젠가는 들을 거라는 인간의 기대에서 이 물건을 넣은 것이다.


 밤하늘을 보면 작은 점에 불과한 별을 보는 것인데, 사람들은 큰 장비를 만들고 우주선을 쏘는 일을 한다. 나는 해외여행을 가면 밤하늘을 본다. 밤하늘을 보는 일은 내 마음을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들이 그냥 밤하늘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어두운 공간에 내가 보이지 않는, 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우리가 혹시라도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궁금한 게 아닐까.




 어린 왕자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여.”라고 말한 여우의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밤하늘을 눈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마음으로 보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보름달 떴다. 거기는?”


 여행을 가면 전화로 아내는 나에게 이런 말을 가끔 한다. 한국에 뜬 예쁜 보름달 나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해서 '여기 보름달이 떴는 데, 거기도 있니'라고 물어보는 것 같다.

 서로 떨어져 있지만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우리 아내에게 나는 이런 말을 하지만.      


 “여보. 여기 아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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