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acegraphy Mar 17. 2022

요가에서 배운, '행복한 삶'을 위한 10가지

발리 요가 ytt(10)

외부와 단절된 12박13일. 외부와 단절된 요가원 생활. 아침 6시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요가실습을 하고 이론을 배우고 명상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멋진 친구들과 우정을 쌓았다. 꽤 괜찮은 경험이다. 삶의 자세와 인생을 고민하게 된 계기다. '십계명'처럼 살아가면서 되새길 교훈들을 정리해봤다.


1. 무리하지 말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이번엔 여기까지, 하지만 다음엔 조금 더 나아질 것이다.

요가에선 절대 무리한 자세를 강요하지 않는다. 요가를 하는 사람들 모두 처음부터 다리를 180도로 찢고 몸을 뒤로 접어 처키처럼 걸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마다 뼈와 관절의 유연함에 차이가 있다. 이를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만큼만 몸을 쓰는 게 좋다.

욕심을 부리다보면 탈이 난다. 무리해서 달리기를 했다가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고, 회복전에 또 몸을 쓰다 회복기간이 길어졌다. 요가수련 중에도 왼팔꿈치와 오른쪽 팔목에 통증이 생겼다.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다는, 아파도 참아보겠다는건 미련한 행동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요가스쿨에서처럼 삼시세끼 채식은 무리이겠지만, 영양소별 균형이 잡힌 식단으로 적당히 먹는 게 몸에 좋다. 너무 많이 먹으면 우리의 위와 장, 장기가 고생한다. 장기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신체의 일부분이다.

과음은 요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술에 취하면 장기가 힘들 뿐 아니라 정신을 완전히 놓게 된다. 몸의 중심은 물론 마음의 중심을 잃는다. 내 뇌로 생각해 내 손으로 내 입을 통해 내 몸에 독약을 들이붓는 셈이다. 술을 마시더라도 적당히 마셔야 한다.


2. 물을 많이 마시자

물만 제대로 마셔도 몸이 달라진다. 요가철학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부터 마시라고 권한다. 몇주만에 몸에 놀랄만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아침에 물을 마시면 위 등 장기에 남아있는 노폐물들을 씻어버릴 수 있다. 물을 마신 후에는 45분동안 먹지도 말고 더 마시지도 않는 게 좋다.

아침식사 후에는 2시간동안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소화중인 장기가 새로운 음식이 들어오면 혼란스러워진다. 사람의 60%는 물이다. 물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 없다. 호흡할때도 물이 필요하다. 슬플 땐 눈물을 흘리고 아플땐 콧물을 흘린다. 땀과 소변을 배설해 체온을 조절한다. 제일 중요한 피도 결국 물이다. '물의 소비'가 잘 돼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물을 마시면 건강해진다. 0칼로리다. 아무리 마셔도 살이 안찐다. 오히려 살을 빼준다. 물다이어트도 있을 정도다.


3. 뭐든 꾸준히 하자

하루 몇분이 인생을 바꾼다. 단, 반복해서 꾸준히 할 때 말이다. 인도네시아에 온 이후 50일이 지났다. 팔굽혀펴기를 매일 100개씩 했다. 아침마다 최소 3km 이상 달렸다. 살이 10kg 가까이 빠졌다. 얼굴이 갸름해지고 뱃살이 들어갔다. 얼굴 피부도 깨끗해졌다.

유튜브를 보다보면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많다.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영상을 올린 한 유튜버의 몸은 그사이 놀랄만큼 변했다. 철봉에 매달려 몇초 버티지도 못했던 사람이 턱걸이를 수십개 할 수 있는건 꾸준한 노력 덕이다.

공부도 그렇다. 인도네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할 땐 어렵고 재미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다보니 알아듣는 말이 늘어났고 재미도 생겼다. 꾸준함이 나를 바꾼다. 바뀐 결과는 흥미를 낳는다. 흥미는 나를 발전시킨다.


4. 남들을 존중하자

요가 분류 중 '카르마요가'라는 게 있다. 소득을 바라지 않고 남들을 위해 하는 행동이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면 나도 행복해진다. 내가 더 행복하면 남이 더 불행한 제로썸이 아니다. 행복의 총량은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남들이 내게 감사함을 느끼면 나의 '카르마', '덕'이 쌓인다.

진심으로 남들을 대해야 한다. 진심은 통한다. 남들보다 내가 위나 아래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사람은 똑같이 고귀한 존재다.

요가봉사는 쉽지 않다. 시간을 들여 수업을 준비해야 하고, 수련 중에는 나보다 학생들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 헌신이다. 남을 존중하면서 나의 정신건강을 성장시킬 수 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


5.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갖자

힌두달력의 새해, 녜삐데이. 악령들이 발리에 머무르지 않도록 모든 불을 끄고 길거리를 비우는, 완전히 쉬는 하루다. '응엠박 그니(Ngembak Geni)'로 불리는 다음날엔 가족, 친지, 친구들을 방문해 그동안 잘못한 일들을 (잘못하지 않았더라도) 사과하는 날이다. 괜한 자존심을 지키며 어색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지혜가 담긴 풍습이다. 먼저 사과하는 게 지혜다.

아무리 친한 사이더라도 가끔은 의견이 갈린다. 뜻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부딪쳐봤자 남는 건 없다. 이미 감정이 상했을 때는 내 의견을 강요해봤자 상대방이 설득당할리 없다.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자. 누군가의 '의견'은 누구도 틀렸다고 할 수 없다. 나름의 논리가 있고 그걸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곧은 대나무보다 바람에 순응하는 갈대가 되자. 적어도 사소한 대화에서만큼은 말이다. 진심으로 상대의 말을 듣자. 나와 다른 상대방의 의견을 완전히 이해하면 나는 두가지 논리를 학습하게 된다. 그사이 그만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수는 조바심에서 나온다. 쫓기지 말자.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된다. 들숨과 날숨을 깊고 길게 반복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여유를 갖자. 그동안 생각하고 말하면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적어도 미움받진 않을 수 있다.


6. 자연에 감사하자

우주와 지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공간에 감사하자. 너무 덥지 않은 따뜻한 여름과 너무 춥지 않은 시원한 겨울이 있다. 미세먼지로 힘들 때도 있지만 화창한 날이 우리를 위로해준다. 이럴 때 숨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요가수련을 함께한 친구들 중에는 동물애호가와 채식주의자가 여러명 있었다. 왜 채식을 하냐고 물었다. 윤리 문제라고 한다. 사람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사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요가스튜디오에 들어온 벌레도 함부로 죽이지 않게 됐다. 모든 움직이는 것들은 각자 그들의 삶을 살고 있다. 아무 이유없이 그 삶을 중단시킬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은만큼 여행지에서 만나는 대자연에서 황홀감을 느낀다. 아직도 펄펄 끓고 있는 반둥의 활화산 탕꾸반프라후, 힘들여 산을 올라가면 볼 수 있는 일출과 일몰, 자연이 깎아 빚은 협곡도 모두 자연의 선물이다.


7. 스스로를 사랑하자(Love yourself)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할까. 나의 몸, 나의 정신을 먼저 스스로 사랑해야 한다. 나란 사람의 정체성,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 대신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나의 몸을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사랑하는 나의 정신을 위해 꾸준히 수양하자. 건강을 관리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사랑하는 나를 위해서다.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해야 남들도 나를 사랑할 수 있다.


8. 자신감을 갖자

나를 믿어주자. 자신감이 전부다. 내가 잘한다고, 잘할 수 있다고 믿으면 잘하게 된다. 학창시절 공부할 때도 그랬고, 대학 학보사에서 사진기자를 하며 사진을 배울 때도 그랬다. 신문기자가 돼 취재하고 기사를 쓸때도 마찬가지다. 나를 믿으면 성과가 나온다.

처음엔 어림없이 안되던 요가 자세가 졸업할 때 즈음에는 자연스럽게 가능해졌다. 내 몸의 한계는 없다. 시간과 여유를 주고 믿어주면 내 몸은 그에 맞게 보답할 것이다.


9. 쉴 때 제대로 쉬자

요가스쿨 과정을 이수한 후 이틀째. 아침에 등산한 것 외에는 몸에 최대한 휴식을 주고 있다. 우붓에서 크로스핏과 무에타이 복싱을 배우러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참고 있다. 그동안 고생한 팔과 다리에게 '쉼'을 주기 위해서다.

사람의 회복력은 상상 이상이다. 병원에서 아무리 좋은 약을 주고 치료해줘도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따라오지 못한다. 뼈가 부러졌을 때 깁스를 하는 것도 다친 부위를 쓰지 못하고 몸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조치다.

한 쪽 다리를 다쳤다고 생각해보자. 쉬지 않고 절뚝거리며 일주일 달리는게 빠를까, 2~3일 쉬면서 회복해 건강해진 다리로  4~5일 뛰는게 빠를까. 답은 간단명료하다.


10. 명상하자

아침과 저녁, 하루를 시작할 때와 정리할 때 명상을 해보자.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아침명상은 가장 효과적인 회복방법인 '잠'에서 갓 깨어난 몸과 정신을 다시 활성화시켜준다. 짧게는 오늘, 길게는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목표설정과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

마무리 명상에선 그날 있던 일들을 정리할 수 있다. 기억해야할 것들을 되새기고 그날의 행동을 곱씹어볼 수 있다. 정리하고, 계획하고 가다듬는 시간이다. 내가 누구인가, 내 삶의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해보자. 하루하루 깊게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삶이 더 풍성해질 것이다.

이전 22화 육식주의자의 채식 12일…두부에서 돈까스를 느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