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옛날순두부] 어디서도 못먹어본 별미, 산초두부

맛을 찾아 시골로

by peacegraphy

충북 제천 여행의 마지막 코스. 현지인이 추천한 음식은 두부전골. 육식주의자인 나는 고기가 땡겼지만, 별말않고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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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받은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찍었다. 목적지까지 1km 정도남았을때부터는 차가 성할까 걱정될 정도의 좁은 길이 나온다. 익숙하고 반가운 느낌이다.


기대감이 커진다. 이런 시골에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면 그 정도 맛은 보장됐다는 거니까.


드디어 만난 옛날순두부(본점). 색이 바랜 하늘색 슬레이트 지붕에 50년은 돼보이는 창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벽. 노란색 배경에 명조체로 옛.날.순.두.부. 맛있을 수밖에 없는 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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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시골에 가도 찾기 힘든 그런 옛 시골집이다. 목재상에서 사다 붙여놓은듯한 방문까지, 더할 나위 없는 맛집의 포스가 느껴진다.


가격도 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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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산초두부를 주문했다. 후라이팬 한가득 채워진 두부, 그 위에 버섯이 얹혀진다. 초록빛을 띤 산초기름을 두르고 자글자글 볶기 시작한다.


산초기름이 핵심이다. 산초는 제천 특산물인데,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가루를 만드는 그 산초다. 베트남 향신료, 고수 비슷한 향이 난다. 그 산초로 만든 기름이 산초기름.


귀하디 귀한 음식이라고. 산초기름값도 비싼데, 넉넉하게 두르고 요리하는 게 산초두부다.


취향에 따라 살짝 익히기도 바싹 굽기도 한다. 기름을 머금은 두부와 버섯은 어디에서도 못먹어본, 그야말로 별미다.


산초두부에 감동한 뒤 두부전골이 나왔다. 처음보기엔 조금 심심해보인다. 빨간 국물에 두부, 파, 양파가 전부다.


끓일수록 몽글몽글 두부살이 올라온다. 어디에서 나온지 모르겠는 감칠맛이 느껴진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특별한 매력이 있는 맛이다.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제천 출신 사람들이 고향에 올 때마다 찾는 곳이라고 한다. 부모님을 따라 왔던 어린 시절엔 몰랐던 맛을 나이가 먹으니 알게 됐다고 하는 그런 곳이다.


서울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아끼는 사람들을 데리고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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