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서 식사를 할까. 지방에 있는 골프장으로 라운딩을 갈 때마다 하는 고민이다. 서울에서 1~2시간, 길게는 3시간까지 운전해 평소에 가기 힘든 곳으로 가는만큼 현지 맛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 라운딩에 따르는 부수적인 매력이기도 하다.
골프장 인근 맛집을 고르는 방법은 주로 세가지다. 잔뼈가 굵은 캐디(경기보조원)의 추천을 받거나, 인근 맛집에 가 본 동반자의 강력추천을 받거나, 인터넷으로 폭풍 검색을 하거나다. 이 세가지 방법보다 낮은 빈도로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그냥 부딪혀보는 것이다.
충주 대영힐스CC와 대영베이스CC 초입에 있는 부연오리돌판구이는 그냥 부딪혀서 찾은 곳이다. 가성비가 좋아 이 골프장을 자주 오다보니 이 식당도 자연스레 눈에 띄었다. 돌판구이라는 점, 삼겹살을 판다는 점이 발길을 이끌었다.
넓직한 홀은 천장도 높다. 아무래도 구이집이다보니 연기가 빠지는 걸 고려한듯하다.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돌판이 테이블마다 설치돼있다. 예열하는 데 30분이 필요한 불판, 이 집의 핵심 컨텐츠다.
삼겹살, 오리구이, 양념오리구이가 주메뉴다. 첫 방문 때는 삼겹살을 주문했다. 경북 문경에서 올라온 고기라고 한다. 살과 지방이 조화로운 마블링이 아름답다. 구이에 어울리게 두툼하게 썰어진 삼겹살을 돌판 위에 올리자 '치-' 하는 소리와 함께 삼겹살 향이 솟아오른다.
감자와 양파, 김치, 마늘, 버섯까지. 곁들임들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삼겹살 기름이 스며든 감자의 맛이 완벽하다. 조리의 모든 과정을 식당 직원분이 해주신다. 조리 시간이 조금 긴 편이긴 하지만, 설렘이 곁든 기다림의 시간은 길어져도 상관없다.
'인생 삼겹살'로 불릴만한 맛이다. 모두가 아는 삼겹살의 그 맛 중 극값에 있다. 이 삼겹살이 먹고 싶어 라운딩을 잡은 적도 있을 정도다.
최근 방문 때는 '부연오리' 상호를 존중해 오리구이를 주문했다. 양념 오리구이, 오리주물럭이다. 6만3000원에 한 마리, 한상이 나온다. 성인 넷이 먹기 충분한 양이다. 조리 시간이 꽤 길다. 역시 손님이 할 일은 없다. 기다림 뿐이다.
오리고기가 어느 정도 구워지면 감자와 양파를 함께 버무린다. 부추와 팽이버섯도 올려진다. 일행 중 누군가는 이집은 오리가 삼겹살보다 더 맛있다고 한다. 나도 물론 맛있게 먹었지만, 삼겹살에 한 표를.
부연오리가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누룽지볶음 밥이다. 잘게 썬 당근, 부추와 어우리전 밥을 도란에 넓게 펴 바른다. 노릇노릇 밥이 구워지면 주걱으로 돌돌 만다. 꾹꾹 눌러서 조각을 낸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볶음밥이 아닌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밥 조각이 완성된다. 아삭아삭 쫀득쫀득한 질감, 간식으로 따로 먹어도 괜찮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