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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 K jin Jul 23. 2020

비 오는 날엔 바질토마토마늘오일 파스타를 먹어

지금 쓰고 싶은 글2



며칠 내내 비가 온다. 비가 오는 날엔 라면 끓여먹으면 맛있는데 아쉽게도 암에 걸린 이후 제일 먼저 먹지 말아야지, 생각한 게 라면이다.



벌써 라면 안 먹은 지 2년이 가까워진다. 덕분에 가족들이 라면을 끓여 먹어 냄새가 나도 먹고 싶지 않다. 며칠 전 짜파게티는 조금 위험했다.



그래서 오늘도 만들어 먹은 바질토마토마늘오일 파스타!

시판되는 토마토 소스를 사 와서 파스타를 해 먹어 본 적이 있었는데 나름 msg를 줄여온 효과가 있는지 짜고 자극적이어서 입에 지 않았다. 그래서 이젠 소스를 사지 않고 만든다. 바질 페스토가 소스이긴 하지만.

파스타를 좋아한다기보다 면을 끊을 수가 없어서 라면 대체품으로 선택한 거다. 어떤 분은 암에 걸린 후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는다던데. 나는 탄수화물 없인 못 산다. 밥, 면, 빵 어떻게 안 먹고살아.



오일에 마늘을 볶기


먼저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볶는다. 오일을 많이 넣으면 더 맛있겠지만 되도록 기름은 덜 섭취하자는 주의라 조금 넣는다.


페페론치노와 다진마늘 추가


그리고 2인분 기준 다진 마늘 1스푼과 페페론치노 3개를 넣는다. 매운 걸 좋아하면 더 넣어도 되는데 여기서 더 넣으면 속 쓰리다. 아무렇게나 이곳저곳에서 얻은 정보를 조합하여 만드는 내 파스타의 특징은 '그래도' 건강을 생각하자는 거다.


바지락 추가


마늘이 반쯤 익어갈 때 해감한 바지락을 넣는다. 그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바지락을 넣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는 답을 내렸다. 새우는 깊은 맛이 안 난다. 바지락을 넣는 게 최고다. 다만 나는 조개류를 좋아하지 않아 안 먹는다. 그러나 같이 먹는 사람이 먹으면 되니까 듬뿍 넣는다. 바지락은 많이 넣을수록 맛있다.


면과 면수 추가


소금 한 스푼 넣고 7분 삶은 파스타 면을 볶아 놓은 마늘에 넣는다. 꼭 7분이어야 된다. 8분은 무르고 6분은 덜 익는다. 나는 손이 느리니까 이 과정 이후로도 조리 시간이 걸리니 7분 삶는 게 딱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면수를 국자 한 스푼 넣는 것이다. 면수가 포인트다. 절대 버리면 안 된다.


그리고 후추 조금, 소금을 조금 넣고 맛을 본다. 중간에 간 보기를 싫어하는데 볼 수밖에 없다. 안 보면 먹는 내가 손해다. 짜거나 싱겁거나 둘 중 하나.



면수가 졸아들 때까지 들들 볶다가 바질 페스토를 한 스푼 넣는다. 바질 페스토는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지만 여러 번 해 먹어 본 결과 넣는 게 두 배 맛있다. 딱 두 배. 바질 페스토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게 가장 건강한 방법이지만 엄두가 나지 않으니 사 먹는다.


바질 파스타


여기서 완성! 이면 좋겠지만 앞서 말했듯 나는 '그래도' 건강을 생각하자는 주의다. 어떻게 생각을 안 할 수가 있나. 해야지.


그래서 파스타 만들기 시작할 때 팬에 오일을 붓기도 전에! 해야 되는 일이 있다.


토마토


바로 에어프라이어에 토마토 돌리기. 방울토마토로 하면 금방 조리되고 보기도 예쁠 것이다. 그렇다고 밭에서 따온 토마토가 집에 한가득인데 방토를 또 살 순 없는 지경이니 보기는 조금 그래도 이걸로 한다. 어차피 내 입으로 들어갈 거니까.

그리고 토마토를 열에 가하면 영양도 좋아진다나.


에어프라이어에 180도 10분. 뒤집어서 180도 10분을 돌린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추가로 170도에 7분 정도 더 돌리면 좋겠지만 배가 고프니 대충 저 정도만 돌려도 훌륭하다.


예전엔 토마토를 싫어했다. 싫어했다기보다 굳이 안 먹었다고 해야 되나. 샌드위치 사이에 토마토가 왜 들어가는지 이해를 못했다. 차라리 양상추랑 햄을 추가해서 넣는 게 맛있지 않나?


근데 이젠 먹어야 되니까 기왕 먹을 거 '그나마' 맛있게 먹을 방법을 찾은 거다. 저렇게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토마토는 케첩 맛이 난다. 신맛이 확 올라와서 파스타랑 같이 먹으면 굳이 피클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된다.


토마토 반, 파스타 반



이렇게 완성된 토마토 50, 파스타면 50의 파스타 완성. TV를 보면 쉐프님들이 파스타 만드는 게 라면보다 쉽다던데 그건 아닌 거 같다.

 

한때 일주일에 라면 한 봉지는 꼭 먹었는데 라면 만드는 게 더 쉽고, 사실 그게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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