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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셀로나 Nov 06. 2020

서로를 살아 보다. 직업 익스체인지.

스페인 식문화 | 미슐랭 식당 저렴하게 맛보는 법


이 이야기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두 달간 진행했었던 나의  특별한 경험기이다. 바르셀로나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던 나. 남해 독일 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그녀. 각자 인생의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던 타이밍에 우린 만나게 되었다. 그 답을 찾아보기 위해 서로의 직업을 잠시 바꿔서 살아 보기로 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그녀의 삶을 겪어보며 생기게 되는 해프닝 그리고 생각들을 연재해 본다. < 더 자세한 계기가 궁금하시면 여기 1편을 봐 주세요 >








이어지는 인수인계 이야기

직업 바꿔 살아보기 프로젝트


직업 바꿔 살아보기 프로젝트로 다시 돌아와 인수인계 과정을 공유해 보겠다.(꽤 돌아온 느낌이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관한 사실적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이전 2편을 봐주시면 게스트하우스 운영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보실 수 있다. 스페인의 문화 중 음식문화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 또는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급하게 한 끼를 때우는 ( 호일에 말린 김밥 한 줄을 급히 먹는다든지, 한 손에 샌드위치를 들고 컴퓨터 옆에서 또는 걸으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은 스페인에서는 아주 보기 드문 관경이다. 먹는 행위는 하루 중 아주 중요한 부분이자 즐겨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주 응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은 여유 있는 정찬을 끼니때마다 하는 편이다. 


스페인은 보통 하루에 5번 식사를 한다. 아침 식사는 8~9시 사이 간단하게  커피와 토스트 정도. 11~12시 사이 알무에르소라 부르는 간식 타임. 예를 들어 햄과 치즈를 끼운 샌드위치. 2~4시 사이 점심 식사.  5~7시 사이 메리엔다라고 칭하는 간식 타임. 8~10 사이 저녁식사를 한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스페인 친구들은 식사시간을 잘 맞추어 먹는 편이다. 배가 고프다 느낄 때 먹는 편이었던 나는 스페인에서 지내면서 처음엔 꽤 오랜 시간 식당 이용에 불편함을 느꼈다. 먹는 시간을 잘 지키는 스페인 식문화로 인해 식사 시간에만(점심, 저녁식사) 운영하는 식당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 식사 시간도 규칙적인 편으로 바뀌게 되었고 자주 먹는 식문화는 내게 한 끼를 적게 먹는 식습관으로 바뀌게 도와주기도 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하루 중 특히 점심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식당에는 대부분 메뉴 델 디아라는 런치 세트를 갖추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이 콘셉트다. 오늘은 메뉴 델 디아가 잘 나오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면서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되는지 주문 방법과 시식을 해보기로 했다. ( 인수인계라 부르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갔다. )





평범한 한 끼

menu del dia


먹는 문화가 발달한 만큼 스페인에는 맛있는 식당이 엄청 많다. 나는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내가 만든 맛집 리스트를 손님들에게 공유하고  후기가 좋을 때 또 기쁨이 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한 곳은 모던한 인테리어의 카탈루냐식 요리를 하는 식당이다. 13유로에 메뉴 델 디아를 맛볼 수 있다. 이 식당은 코스당 2가지씩 선택이 있어서 우린 전부 맛보기 위해 2가지씩 모두 주문했다. 첫 번째 코스로 짧은 파스타면이 들어간 국물 요리와 계란 요리, 두 번째 메인 요리로 생선과 소고기 요리, 디저트로 과일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우유에 퐁당 빠진 카스테라가 나왔다. 이렇게 스페인의 평범한 점심 식사는 3코스에 거처서 먹는다. 







특별한 한 끼

미슐랭 식당, 호프만


평범한 일상의 점심 식사를 해보았다면 이번엔 특별한 점심 식사를 해 보러 간다. 스페인의 메뉴 델 디아라는 문화는 참 혜자롭다. 미슐랭 식당에서도 이 콘셉트를 따르는 경우가 많이 있는 편이다. 고로 적당한 가격에 미슐랭 식당에서 점심 코스 요리를 즐길 수가 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디저트가 맛있기로 유명한 호프만 식당이다. 호프만은 요리 학교에서 시작한 식당이다. 바르셀로나에서 3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한 요리 학교이자 미슐랭 스타 식당과 베이커리도 운영 중이다. 학교, 식당, 베이커리까지 모두 성공시킨 그녀. 설립자 메이 호프만은 요리의 꿈을 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갈 호프만 레스토랑은 40유로 미만의 가격으로 드링크가 포함된 런치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아래 사진이 우리가 먹은  음식들이다. 미슐랭 식당답게 맛뿐만 아니라 프레이팅도 예쁘게 잘 나온다. 역시나 디저트는 메인 요리가 아닌가 생각할 만큼 푸짐하고 맛있다. 내부는 오픈 키친으로 셰프님들이 열심히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떠나야 할 시간

내 사생활의 변화 한 가지


이제 나는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숙소 예약에 관련된 일은 내가 한국에서 이어서 하기로 했고, 그녀는 실무를 맡아서 하는 걸로 정했다. 우리 잘 할 수 있겠지?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는 카톡으로 연락하기로 했고 최대한 서로 알아서 해결해 가보는 방향으로 이야기했다. ( 좌충우돌이 예상된다. ) 현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친구를 소개해 주고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호스트의 역할을 믿고 맡겼다. 내가 사장이다 생각하고 본인의 스타일대로 잘해주기를 바랐다. 이제 내 차례다.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갔다. 그녀와 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는 과정에 내 개인적인 생활에도 한 가지 변화가 있었다. 바로 남자 친구가 생긴 것이다. 봄에 계획하고 겨울에 시작하게 된 이 프로젝트 그 사이 여름에 난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다. 이제 막 시작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관계의 우리가 불안하기도 했지만 운명에 맡겨 보기로 하고 나는 내 길을 떠나게 되었다. 공항에서 아쉬운 이별을 하고 모험의 비행기에 홀로 올랐다. 여느 때와 같이 자고 먹고 영화 보고의 반복으로 어느새 한국에 도착했다.






다시 돌아온 한국

2018년 그 해 11월 


안녕? 한국! 2018년 그 해에는 3월에도 한국을 왔었기 때문에 어쩌다 일 년에 2번이나 오게 되었다. 11월에 다시 돌아온 한국은 익숙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딱 2년 전 요맘때였다. 자 일단 버스를 타고 집으로. 그리고 남해로 다시 떠날 채비를 해보자. 다음 편부터는 본격 호스트에서 카페지기로 변신한. 초짜 카페지기의 모습을 그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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