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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언니 Mar 09. 2020

#18, 속도 모르고 날씨 참 좋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코로나19

이탈리아 확진자 수는 매일을 갱신하고 있고 구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마스크도 매일 매진 행렬 이건만 정작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보는 건 정말이지 극히 드물다. 사실상 이젠 중국 어드뫼에서부터 시작된 바이러스라고 하기에도 무색하리만큼 이탈리아의 속도는 가히 기하급수적인데 아직도 한편의 동양인 차별이 두려워 그나마 가진 마스크 착용은커녕 아예 외출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어느 구름에 비 들었을지 알 수없어 바이러스 피해 다니는 것도 진절머리 날 지경인데 묻지 마 매 맞을까도 두려워해야 하는 타국 살이 힘들다 힘들다 세상 이런 일이 생길지 과연 누가 알았겠는가


북부 이탈리아에 비하면 아직 로마는 견딜만하다 했고 그래서인지 아님 특유의 이탈리안의 여유로움인지, 세상 이 시기에 경각심도 없이 스키여행에 봄나들이까지 즐기는 이들이 참 대책 없어 보이기도 하면서 그러니 이 지경까지 왔겠지 뭐,


밀라노의 롬바르디아 주 포함 14개 주는 봉쇄에 들어갔고 예고제(?) 도시 봉쇄로 봉쇄 전날 각 도시를 빠져나오기 위해 항공, 열차, 각각의 이동수단은 아수라장, 말 그대로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상황


학교 역시 3월 15일까지 닫혔고 봉쇄 지역 경우 4월 3일까지 연장이라지만 사실상 로마도 4월까지 연장 예정이며 바티칸 박물관, 폼페이, 피렌체 두오모 등도 모두 닫혀버린 상황에서 작은 영세 여행업인 우리는 기약 없는 백수 신세가 되었다.


가뜩이나 어린이집 가기 싫어하던 아이는 어느 날부터 더 이상 엄마가 아침에 어린이집 가자며 채근하지 않았고 늘 바쁘다는 핑계로 부재이던 아빠가 24시간을 함께하니 세상 이렇게 즐거울 때가 또 있을까, 이 시국에 너라도 행복하니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속도 모르고 날씨는 또 어쩌자고 이렇게 좋은 건지, 이쯤 하면 됐으니 재난영화는 영화관에서 볼 테니 모든 게 꿈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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