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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내 Aug 03. 2022

7. 선택의 불안

 불안함은 선택의 기로에서 힘들게 한다. 둘 중의 길 중에 택하는 순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인생이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이 큰 효율성이나 이익을 가지고 있다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면 선택하는 난이도는 높아진다. 불안함은 이러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비집고 들어온다. 두 방향 모두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기분을 준다. 어느 쪽이든 쉽게 결정하기 힘들어진다. 


 선택은 전적으로 본인만이 책임질 수 있다. 남에 의한 선택일지라도 선택에 대한 책임은 모두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불안해짐을 느낀다. 결국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음을 느끼지만 포기하는 쪽의 이익은 계속해서 여운을 주고 미련을 남긴다. 


 인생은 순간, 순간의 선택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맞는 것 같다. 순간순간의 짧은 선택들이 모여서 지금의 상황이 되었다. 



 긍정적이게 생각하고 선택해서 나아가는 것이 좋다. 이것은 정말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상황이나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게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이 날 때부터 타고난, 어쩌면 천성일 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습관을 만들고, 부정적인 습관은 부정적인 인생을 만든다. 불안함은 이런 인생을 정말 좋아한다. 한동안 계속 머무를 수 있고, 주도권이 자신에게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선택한 길을 후회할 수 있지만 그것조차 자신의 책임임을 인정하고 지금을 더 나아질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 불안함을 축소시키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은 간단하지만 정말 어렵다. 나 역시 매 순간 불안함에 휩쓸리고 난 후에 뒤늦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한다. 애초에 그렇게 생각했으면 같은 상황에서 좀 더 쉽게 이겨낼 수 있었을 텐데, 지나고 나서 불가항력이라고 느껴진다. 


 모든 사람들이 크고 작게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다. 나 역시 현재까지 선택의 순간에 놓여있다. 어떤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 후의 미래가 너무나 불안하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도 하면서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더 성공할 확률도 있다고 생각한다.


 불안함 속에는 100% 부정적인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을 아주 어렸을 때인 초등학교 때부터 인지했었다. 항상 불안함 속에 사로잡혀 있었고 몸 또한 좋지 못했기 때문에 염세적인 생각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염세주의자라고 느낀다. 그런데 그런 염세적인 부정적 불안함 속 안에는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했다. 그런 게 이해가 되진 않지만 정말 그렇다. ‘ 나는 어차피 성공할 것이다. 결국에는 성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왠지 그럴 것 같다. 인생은 모르지만 정말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해’ 등의 생각이 염세주의적 불안함 속에 때를 기다리며 웅크리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지분이 조금 달라졌다. 이러저러한 삶의 굴곡을 2-3년 정도 겪고 나니 그 공간이 정말 많이 작아졌다. 불안함에 사로 잡혀서 정신을 못 차리다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려보니 이전의 당당하고 넓은 포부와 꿈을 가진 나는 찾기 어려웠다. 이런 변화를 안 결정적인 순간은 지인에게서 들었을 때이다. 초롱초롱한 이전의 눈빛이 아닌 죽어있는 듯한 눈빛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2018년의 사건 이후로 나의 눈빛은 죽어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리기 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이미 불안함에 빠져서 점점 내려가고 있었지만 알지 못했다. 그게 얼마나 무서운 상황이었는지 정작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그랬던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선택이 필요했다. 어떠한 선택을 한 후에 나아가야 했다. 그것이 이전과는 다른 나일지라도 필요하다. 선택은 그다음의 길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어찌 되던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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